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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주12호] 태풍 때문에
  글쓴이 : 김치관     날짜 : 2012-10-01 21:17     조회 : 4787    

방주호 편지(279)ㅣ방주12호 김치관 목사(새섬교회)



9월 들어서 태풍 3개가 줄줄이 지나갔습니다. 불라벤과 덴빈이 서해안을 중심으로 극심한 피해를 남겼고 다음은 산마가 남해안 중앙부를 관통하면서 북으로 올라갔는데 우리 섬은 세 번째 태풍을 직격탄으로 맞았습니다. 태풍은 육지보다도 섬이나 해안을 낀 지역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고 피해를 끼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예외 없이 섬을 덮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번 태풍에 배는 밧줄로 잘 동여매어서 아무 탈 없이 무사히 지나갔지만 교회 교육관과 식당으로 사용하는 집지붕 여러 곳이 파손되었습니다. 여기저기 조각조각 파손되어서 부분적으로 수리할 수는 없고 전체적으로 지붕 스레트를 교체해야 할 사정입니다.

태풍때문에 섬 곳곳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교회 지붕이 날라가고, 낚시터가 뒤집히고, 마을 공동 창고가 폭삭 그대로 주저앉고, 해안가의 조경수가 말라 죽고, 전망대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많다.


하루속히 지붕수리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태풍 때문에 우리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니라 저희 행정구역인 통영시 이곳저곳에서 많은 피해가 있었고, 신청 들어오는 곳을 우선 순위대로 정하고 복구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섬은 육지 행정 소재지보다 멀고 교통편 때문에 신청이 늦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을 설명하면서 아무리 사정을 하며 빨리 해 달라고 매달려도 소용이 없고 차례를 기다리는 수밖에는 별도리가 없어 세월만 보내고 있습니다.

스레트는 석면이 있다고 해서 생산을 하지 않고 함석으로 바꾸려고 하는데 공장에서 품귀현상까지 날 정도라니 태풍에 지붕 교체하는 곳이 많아도 아주 많은 것 같습니다. 차일피일 늦어져서 추석 지나서 10월 5일 이후에라야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비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만약 그 이전에 비라도 온다면 뻥 뚤린 저 지붕을 어찌하나 하며 마음 졸이고 있는 형편입니다. 할 일은 많은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밤잠도 설치는 가운데 새우잠을 자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리저리 수소문해서 육지에 있는 미수 교회 집사님을 만나 견적을 뽑았는데 저렴하게 해서 450만원이 들겠다고 하며 이마저도 10월5일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하여 그렇게 하기로 하였습니다.

태풍 때문에 마을 낚시터가 뒤집혀지고 섬 전망대가 파괴되고 마을 창고가 폭삭 내려앉고 조경으로 예쁘게 심어놓은 나무들이 말라 죽는 등 섬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산에 있는 사철나무 외에는 모든 이파리가 떨어졌습니다. 태풍 때문에......//
- 김치관(한국섬선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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