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호 편지(280)ㅣ방주6호 김홍윤 목사(마도교회)
	여름 내내 바다 속의 문어들을 잡아 올리던 문어단지들을 하나씩 하나씩 건져 올려 바닷가 공터에 노적가래를 쌓듯이 차곡차곡 쌓아놓은 풍경, 우리 섬의 가을 풍경이다.	오후 6시. 서쪽 남해도 뒷산에서부터 붉게 물 들은 노을은 청명한 가을하늘과 뭉게구름을 불태우고 바다지킴이 작은 섬들과 고기잡이 배들이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려냅니다. 농촌의 가을은 넓은 들의 황금물결을 이른 벼이삭 바다와 추수하여 볕 단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노적가래와 양지바른 공터에 햇볕에 말리는 빨간 고추와 탐스럽게 익어 가는 여러 가지 색깔의 과일들이 생각나며, 산촌은 울긋불긋 오색단풍이 생각납니다. 그러나 섬과 어촌의 가을은 특별히 생각나는 그림이 없었는데 올 가을에 그 그림을 발견했습니다. 하루를 끝내고 저물어가는 저녁노을은 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그리고 여름 내내 바다 속의 문어들을 잡아 올리던 문어단지들을 하나씩 하나씩 건져 올려 바닷가 공터에 노적가래를 쌓듯이 차곡차곡 쌓아놓은 풍경입니다. 문어는 바다 속에서 캄캄한 어두운 구석을 좋아하여 그런 곳에서 소화를 시키며 쉰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문어를 잡기 위해 흙으로 조그마한 단지를 만들어 그것을 사용하여 문어를 잡았으나 지금은 문어 단지를 플라스틱으로 전량 만들기 때문에 배 한척이 사용하는 단지가 대략 수 천 수 만 개는 된답니다. 그 수많은 단지들을 끈으로 묶어 연결하여 마치 장어 잡이 주낙처럼 바다 밑에 길게 뻗쳐놓고 문어가 들어가도록 기다리다가 수시로 끄집어 올려 확인하여 문어를 빼내고 또 다시 길게 뻗쳐놓기를 반복하며 어장을 하는데 이제 겨울이 되면 겨울 고기잡이를 위해 수고가 많았던 문어단지를 육지에 가지런히 쌓고 또 장어잡이 하던 주낙도 낚시를 다 제거하고 따뜻한 가을볕에 말렸다가 창고에 차곡차곡 쌓고 그리고 겨울 고기잡이를 위해 낙지 주낙과 노래미 주낙을 창고에서 내다가 말리고 낚시를 달며 준비를 합니다. 올 여름의 바다 농사는 흉년이었답니다. 전어는 그런대로 잡혔으나, 장어와 문어 그리고 감성돔 등 어부들이 잡아 돈이 될 만 한 고기들은 평년작에 못 미치는 것 같답니다. 태풍이 지나가면 좀 좋아 지려나 기대도 했는데 예년과 달리 태풍이 몇 개나 지나갔어도 사정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형편이 더 어려워 졌다고 피곤한 어부아저씨들이 투들거린답니다. 이제 겨울 어장인 낙지와 노래미는 많이 잡혀야 할 터인데......... 지금은 준비기간이라 너 나 할 것 없이 작은 배를 타고 앞바다에 쭈꾸미를 낚으며 여유를 즐기고 계십니다. 우리 마도교회도 이번 가을에는 여러분의 사랑과 기도 덕분에 예배후의 점심애찬을 나눌 때 밥상이 하나가 더 늘어났으며, 전기장판 판넬도 하나 더 펼쳐놨습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에 교회적으로는 부흥의 열매가 그리고 저를 포함한 모든 성도들에게 큰 믿음의 열매가 풍성히 맺어지기를 기도하며 국가적으로는 훌륭한 대통령이 세워지는 열매를 기대해 봅니다.// - 김홍윤(한국섬선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