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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같으면 별 일이 아닌 것도 섬에서는 큰 일이 된다. 바람 불면 객선이 오지 않아 발이 묶이고 게다가 식량과 반찬거리가 없어 끼니걱정을 해야 한다. 이럴 때 윷놀이와 이불 속 성경공부도 육지와는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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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같은 초보 섬사람에게는 ‘인상적’이라는 말보다는 ‘충격적’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길인 객선은 운항을 하지 않는 날이 많고, 섬은 단수가 되어 3일 동안 나오지 않는 수도꼭지에서 물 한 방울 떨어지기를 기도하고, 점점 떨어져가는 냉장고 안의 음식들을 보면서 ‘이제 어떤 음식을 어떻게 해먹어야 하나?’하는 걱정거리들이 늘어가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날마다 “전도사님, 월동준비(보일러 기름, LPG가스, 비상식량) 잘 하셔야 해요.” 했던 최영채 권사님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흐지부지하고 있던 어느 날, 박순덕 성도님의 탁월하신 인도하심으로 어느 정도의 월동준비는 마친 것이 정말 감사하기만 합니다.
육지의 사람들에게 이런 섬 생활을 이야기하면 걱정스런 눈빛들을 사정없이 보냅니다. 그래도 씩씩한 아내와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나중에 추억으로 기억될 이곳의 생활이 점점 더 행복해져 갑니다.
이렇게 행복이 쌓여져 가다보니 무겁게 느껴지던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게 만드는 여유가 생겨납니다. 그냥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선착장의 쓰레기들이 안타깝게 보이고, 혼자 살고 계시는 마을 어르신들이 식사는 하셨는지 눈에 밟히고, 자녀들을 뵈러 가신 성도님들이 자꾸 보고 싶어지는걸 보면 말입니다.
2013년은 예수님을 닮아가는 성도가 되기로, 함께 예수님을 알아가는 일에 힘을 쓰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1월부터 매일 Q.T를 시작하고 주일오후엔 성경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눈이 어두워서 잘 읽지 못하시고, 손이 불편하셔서 밑줄을 긋는 것조차도 어려워 보이십니다. 그렇지만 귀 기울여 들으시는 성도님들의 모습에서는 열정이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이 어떻게 인도하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성도님들을 통해서, 육도교회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정말 기쁘게 영광 받으실 그 모습들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원하는 곳에 스케치를 하고, 함께 색칠을 해나가는 2013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나태주>
- 유선우(한국섬선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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