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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주13호] 물 때 달력
  글쓴이 : 이광운     날짜 : 2019-01-04 13:37     조회 : 3869    

방주호 편지(444)ㅣ방주13호 이광운 목사(낙월교회)





새해 달력을 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달력에 조석표가 없어서 달력을 드리면 이곳에서는 조석표를 요구했으며, 교회달력을 드려도 유용하게 사용되지 못해 안타까웠던 차에 2019년에는 조석표 달력을 맞추었습니다. 여객선 섬사랑12호 배에도 교회 달력과 성경을 비치하여 오가는 분들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달력을 송이도, 각시도, 각이도, 포작도, 하도, 안마도, 석만도, 섬마다 방문하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19일 오전 물 때를 맞추어서 장로님 그리고 우체국 직원과 함께 송이도를 향하여 가려고 했지만 파도가 꿈틀거렸습니다. 낙월도 앞 바다와 뒷 바다가 달랐습니다

여름, 가을 잔잔한 바다를 다니다 겨울 바다를 보니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장로님은 저보고 키를 잡으라고 하지만 두려웠습니다. ‘갈 때는 장로님이 하세요. 돌아올 때는 제가 하겠습니다’ 하고서 꽁무니를 뺐습니다.

송이도에 도착하자 송이도 발전소장님이 마중 나왔습니다. 발전소에서 따뜻한 차 한잔 대접받고서 가져간 달력을 전달했습니다. 교회 달력을 발전소에 두라고 권하자 물 때 달력이어야 한다고 말하기에 이번에 저희가 물 때 달력을 만들었다고 하자 기뻐하며 교회달력을 사용하겠다고 했습니다. 마침 송이교회 김순희 전도사님이 출타 중이어서 송이교회에 가져간 달력을 모두 발전소에 두고 나왔습니다.

송이도항에서 장로님이 저보고 배 키를 잡으라고 하셔서 머뭇거리다 잡았습니다. 선착장에서 배를 떨어뜨린 후 좌우 핸들을 흔들어 보며 감각을 잡고서 서서히 송이도항을 빠져 나왔습니다. 장로님은 여전히 서투른 저를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목표를 잡지 못하니 배가 지그재그로 나갔습니다. 마치 파도에 밀렸기 때문이라 봅니다. 장로님이 낙월도 섬 모퉁이를 보고 가라고 하자 비로서 똑바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낙월도 선착장에 무사히 도착하자 바로 뒤 따라 들어오는 배가 있었습니다. 각시도 김광호 형제였습니다. 보건소와 면사무소에 일이 있어서 왔다고 했습니다. 같이 다니면서 관공서를 찾아 일을 본 다음에 달력과 성경을 주었습니다. 그 역시 물 때 달력을 보고 좋아했습니다.

하도와 각이도는 육지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연락을 주신다고 포작도는 수술한 곳이 너무 아파 목포로 치료하러 갔다고 하며, 안마도는 후원단체에서 해주었다고 합니다. 석만도는 연락이 되면 우편으로 보랠 계획입니다.

올해는 섬전도를 위하여 함께 협력하고자 합니다. 이 일 중에 운행하시는 주님께 풍성함을 구하여 봅니다.//
- 이광운(한국섬선교회 ▼)





섬 사람들의 주업인 어업은
물 때에 맞추어 바다에 나가고
또 들어오는 것도 물 때를 맞춘다.
그래서 늘 '조석표'를 살펴보는 것이 일상이다.
사실 교회에서 제작한 달력보다
수협 등지에서 나온 달력을
더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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