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위치 경남 통영시 한산면 소매물도 동경 128° 33″/ 북위 34° 36″ 방위 한산도 남쪽 6.7마일
	남해 끝자락 통영에서도 뱃길로 1시간, 그 바다 위에 떠있는 작은 섬이 소매물도다. 대개 부락 위치는 북쪽을 피하는 것인데 이 섬은 그렇지 않다. 햇볕 좋은 남향을 마다했다는 것은 이 섬이 남해 먼 외해에 속하면서 밑(남쪽)에서 올라오는 온갖 바람을 막고 있음을 뜻한다. 주민이라고 해봐야 20여명 남짓, 외딴 섬에서 하늘과 바다를 이웃하며 소박하게 살아간다. 차 한 대, 아니 손수레 하나 다닐 수 없는 조그만 섬에 하루 두 번 오가는 연락선이 육지 소식을 전하고 있을 뿐이다. 이웃 대매물도와 합하여 매물도라고 칭하는 이들 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기는 1810년경으로 육지 고성에서 이주민들이 들어와 정착하였다고 한다. 섬의 생김새가 군마의 형상을 하고 있어 마미도라 불렸는데 경상도에서는 '아'를 '애' 발음하는 경향이 있어 매물도가 되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유래는 강한 해풍과 비옥하지 못한 농지 사정으로 메밀을 많이 심어 매물도라 불리게 되었다고도 전해온다. 이 섬을 찾는 사람들 거개는 새끼섬인 등대섬을 보기 위해서다. 하루 두 차례 물이 나가는 때에 드러나는 20m 자갈길을 건너든지 선박을 타고 가야한다. 그런데 등대섬을 가장 멋지게 보기 위해서는 소매물도 산에 올라야 한다. 산꼭대기에는 초등학교(폐교됨)와 옛 밀수선 감시초소도 만날 수 있다. 저 멀리 펑퍼짐하게 자리 잡은 푸른 초원과 깎아지른 절벽위에서 백학 같은 자태를 뽐내고 있는 등대를 발아래에 두고서 감상하는 여유가 그만이다. 바닷가 사람들은 그것들 속에서 자연이 허락한 만큼의 양을 빌러오는 법, 소매물도 사람들도 바다가 내어준 만큼에 순응하며 살고 있다. 바다 속에서 미역과 전복을 건져 올리고, 한 뼘의 밭뙈기를 일구면서도 더는 욕심내지 않는다. 이것을 보면 이곳 사람들은 섬을 닮아 가는 듯 보인다. 자신의 것을 모두 내어주고, 또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대하는 것이 바다다.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아주 가끔은 아름답게, 아주 가끔은 따듯하게 채워지는 섬. 봄 하늘에 취하여 하루 종일 기분 좋은 햇볕을 주던 태양은 저녁때가 되어서야 붉은 노을이 되어 푸른 바다 속으로 쉬러 들어간다. 이때쯤 섬사람들의 하루 일상도 마무리한다. 이 또한 섬과 바다의 닮은꼴이다. - 최종민(한국섬선교회 ▼)
■ 상영시간 : 3분 33초 ■ 촬영지 : 소매물도(경남 통영시 한산면, 2005년) ■ 배경음악      • 곡명 : 내 평생 사는 동안      • 노래 : 김영미      • 음반 : 보혈을 지나(사이닝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