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위치 전남 영광군 낙월면 송이도 동경 125° 06″/ 북위 34° 32″ 방위 법성포항 서쪽 9마일
	나는 낚시에는 별 관심이 없다. 딱히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바쁘다는 핑계가 맞을 것이다. 섬에서 보냈던 초등학교 시절과 방학 때마다 섬으로 달려간 중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낚시질이라면 이골이 날 만큼 했다. 서해안에 있는 고향 섬은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였다. 썰물 때 물러간 바닷물이 다시 동네까지 밀려오려면 아직도 한참인데 그것을 못 참고 허벅지까지 빠지는 갯뻘을 헤집고(아예 옷을 다 벗어버리고) 마중을 나가, 낚시질과 뒷걸음질을 반복하면서 바닷물과 같이 집 앞까지 왔다. 망둥어, 장어, 깔데기 등 종류도 여러 가지다. 그런데 숭어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이 숭어란 놈은 얼마나 영리하든지 낚싯밥만 살짝 따먹고 도망가 버린다. 낚싯대 드는 타임을 조금 빠르게, 조금 늦게 아무리 머리를 싸매도 소용이 없었다. 어머니가 숭어를 잡아오면 풋호박에 매운탕을 맛있게 끓어 주겠다고 나를 재촉했지만 내가 먹은 매운탕은 언제나 이웃 아저씨 덕분이었다. 재작년 송이도에 가서 소원이 되었던 그 숭어란 놈을 원 없이 잡아버렸다. 낚시로 해봐야 승부는 뻔할 터이고, 해서 이번에는 그물로 유인을 했는데 잡은 숭어가 대략 100마리가 넘었다. 썰물 때, 숭어가 다니는 길목에 말뚝을 박고 그물을 걸쳐놓으니 근처를 지나가는 고기, 하필 숭어가 모조리 걸려들고 만 것이다. 이 일로 나는 일순간 숭어 알레르기 증세에서 빠져나와버렸다. 여객선 오는 시간이 한참 남아서인지 눈에 들어오는 송이바다가 참으로 편안하고 여유가 있다. 올 한 해도 이리 되길 기도해 본다. - 최종민(한국섬선교회 ▼)
■ 상영시간 : 3분 12초 ■ 촬영지 : 송이도(전남 영광군 낙월면, 2007년) ■ 배경음악      • 곡명 : 복의 근원 강림하사      • 노래 : 에미 그렌트(Amy Grant)      • 음반 : Amy Grant Legacy(인피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