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위치 전남 진도군 조도면 관매도 동경 126° 04″/ 북위 34° 13″ 방위 하조도(면소재지) 남쪽 4.4마일
	오래 전, 섬에서 만난 그곳 교회 사모님께서 한 말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바람이 하루 이틀 부는 것도 아니고 몇 날 몇 일을 불어대면 정말 몸서리가 칩니다. 장롱 속 이불을 꺼내어 아예 머리를 파묻고 귀를 막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엄살이 좀 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섬에서 살아본 사람은 수긍이 간다. 섬 토박이들은 그래도 낫겠지만, 섬에 갓 부임한 목회자 가족에게는 한 번쯤 거쳐야 하는 홍역과도 같다. 그래서 온지 얼마 안 되는 섬 목회자를 만나면 '바람소리에 좀 적응이 됩니까?'라는 인사부터 하게 된다. 우리나라 남쪽 끄트머리 땅 진도에서도 2시간 뱃길인 관매도에서 맞는 바람 역시 보통이 아니었다. 150여 개의 유, 무인도가 하나로 모인 조도군도 중에서도 몇 개의 작은 섬을 제외하면 관매도는 가장 먼 바깥쪽에 있다. 마치 아래에서 몰아치는 바람을 온 몸으로 막아내는 파수병과도 같다. 바람이 여객선은 결항된다. 할 일이 없어 뒷산으로 가려는 나를 바람은 손사래를 치며 가로막고 섰다. 바다는 아무도 올 수 없도록 문을 닫아 버렸고 배를 단속하는 어부들의 손길만 바빠진다. 그러나 섬의 매력은 바람이 개는 다음에 있다. 일순간 섬은 조용하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지친 이들에게는 쉼을 느끼게 한다. 그동안 있는 듯 없는 듯 숨죽이던 사람들이 3km가 넘는 모래밭으로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한다. 어부들은 헝클어진 그물을 손질하며 출항을 서두른다. 바다는 섬을 품고 섬사람들은 바다를 품는다. 그리고 바다에서 얻는 많은 보물들로 살아간다. 바다가 사랑한 섬 관매도, 그곳에서 주님의 안식을 얻는다. - 최종민(한국섬선교회 ▼)
■ 상영시간 : 3분 09초 ■ 촬영지 : 관매도(전남 진도군 조도면, 2006년) ■ 배경음악      • 곡명 : 내 주 되신 주를 참 사랑하고      • 노래 : 에미 그렌트      • 음반 : Amy Grant Legacy(인피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