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위치 전남 여수시 남면 수항도 동경 127° 46″/ 북위 34° 10″ 방위 금오도 동쪽 0.5마일
	따뜻한 남쪽에 있어 '봄철'의 것들로 유명한 여수. 하지만 가을의 여수는 또 다른 멋을 내는 곳이다. 다도해와 여수항이 내려다보이는 돌산대교는 밤이면 밤바다 위를 수놓은 색색의 조명들로 순간 이국적인 분위기로 변모한다.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의 항일암에서 보는 남해 수평선의 일출은 특히 장관을 이룬다. '돌산 갓' 김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 연육교로 인해 육지가 되어버린, 그리고 되어 가는 여수의 섬들. 하지만 여전히 바다 저 멀리 떠있는 작은 섬 수항도(인구 두 세대)는 이런 말과는 상관이 없다.심지어, 섬과 섬 사이에 다리가 되어주는 도선마저 다니지 않는 고립무원의 섬이다. 큰 이부자리 하나면 섬을 덮고도 남을 만한 좁은 땅이지만 고구마를 걷어들이는 윗집 이도옥 할아버지 부부에게는 소중한 삶터임에 틀림없다. 할아버지는 이 섬을 '복섬'이라고 부른다. 자연산 톳은 맛이 좋아 수확하기가 바쁘게 팔려 나가고,마늘이며 고구마(절편)는 목돈 만들기에 충분하다. 평생을 이 섬에서만 살아 왔지만 앞으로도 떠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한다. 섬을 팔라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한다. 사람 발자국 소리 못 듣고 산 시간이 길어서인지 이제는 적적하지도, 외롭지도 않을 듯 싶지만, 먼 바다를 바라보는 얼굴 표정엔 문득문득 허전함이 엿보인다. 그들의 '변치 않는' 삶이 오래도록 계속되기를 기도해본다. - 최종민(한국섬선교회 ▼)
■ 상영시간 : 4분 07초 ■ 촬영지 : 수항도(전남 여수시 남면, 1999년) ■ 배경음악      • 곡명 :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 데서      • 노래 : 김영미      • 음반 : 보혈을 지나(사이닝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