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월의 항해일지는 특별한 내용으로 채우겠습니다. 외국의 선교현장이나 성지순례의 영상을 담으려고 합니다. 올해는 그리스의 성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5일 : 에게해와 밧모섬1     12일 : 밧모섬2     19일 : 메테오라수도원     26일 : 빌립보 외

	초대교회의 수난시절인 서기 90년 경, 에게해의 외딴섬으로 유배되었던 사도 요한은 천지가 개벽하는 대전쟁 아마겟돈의 환상을 보았다. 그가 본 일련의 묵시는 웅장한 대서사시가 되어 '요한계시록'으로 기록되었는데 그 장소가 바로 밧모섬이다. 밧모섬은 터키의 서해안에서는 약 60㎞, 그리스에서는 250㎞ 정도 떨어져 있다. 지리적으로는 터키에 훨씬 가까우나 현재 그리스에 속해 있다. 이 섬을 가기 위해서 건너야 하는 에게해는 아시아와 유럽의 접촉점에 위치하고 고대문명이 꽃핀 이집트에도 가까웠기 때문에, BC 1500년경부터 이 해역을 중심으로 한 에게문명이 생겨났으며, 고대 후기에는 그리스문화의 중심부가 되었다. 해저의 지형도 복잡하며, 수심이 2,300m 정도로 깊은 곳도 있고, 수십m에 불과한 얕은 곳도 있다. 플라톤이 연못 둘레에 있는 개구리에 비유했던 것처럼 그리스인은 이 바다의 연안을 생활무대로 삼았다. 에게해에는 3,000여 개의 섬이 산재해 있다. 우리나라 유, 무인도 전체 숫자가 3,100개인 점을 감안하면 이 바다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나는 터키의 쿠샤다시항에서 대절 선을 타고 갔는데 4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른봄으로 봐서 좋은 날씨였다고 하지만 넓은 바다의 특징인 '큰 원을 그리는 너울'로 상당한 멀미를 느꼈다. 내가 이 정도이니 배 안의 30여 명은 일찌감치 제 살길을 찾아 편안한 폼을 잡았다. 눕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면서도 카메라 파인더를 통해 본 에게해는 아름다웠다. 일찍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불리던 델로스섬을 비롯하여 이곳 섬들이 누리던 문화는 이제 보잘 것 없이 쇠퇴하였겠지만 집이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하얀색으로 깨끗이 단장한 모습이 푸른 에게해와 어울려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연출하고 있었다. 밧모섬은 남북의 길이가 16㎞, 폭이 가장 넓은 곳은 북단이 약 9.6㎞이며 크기는 약 40㎢로 우리나라 울릉도의 절반 정도다. 이곳은 옛날 에베소에서 로마로 가는 배들의 마지막 항구이자 로마에서 오는 배들의 첫 항구로 천연의 유형지였다. 죄수들이 이곳에 있는 광산에서 채광을 했는데 매우 혹사당하였다고 한다. 사도 요한이 이곳으로 유배온 것이다. - 최종민(한국섬선교회 ▼)
■ 상영시간 : 2분 43초 ■ 촬영지 : 밧모섬(그리스, 2004년) ■ 배경음악      • 곡명 : 주 사랑하는 자 다 찬송할 때에(찬송가 249장)      • 노래 : 에미 그렌트(Amy Grant)      • 음반 : Hymns & faith(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