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월의 항해일지는 특별한 내용으로 채우겠습니다. 외국의 선교현장이나 성지순례의 영상을 담으려고 합니다. 올해는 그리스의 성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5일 : 에게해와 밧모섬1     12일 : 밧모섬2     19일 : 메테오라수도원     26일 : 빌립보 외

	사도 바울은 드로아에서 마게도냐 사람이 손짓하는 환상을 보았다. 그는 선교 명령으로 알고, 소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배를 타고 곧 건너갔다. 네압볼리를 지나 마게도냐 지경의 첫 성인 빌립보에 들어와 기도처를 찾다가 오늘날 간지테스 강이라 불리는 문 밖 강가에서 여인들을 만났다. 그 중 자주 장사를 하는 루디아가 복음을 전해 듣고, 유럽의 첫 세례자가 되었다. 강물 세례터에는 흰 푯말을 세워 이것을 기념해 놓았고, 바로 옆쪽에 루디아 기념교회를 지어 놓았다. 강폭이 넓지 않으나 흐르는 물의 양은 의외로 많다. 이렇게 빌립보 지역의 전도를 시작으로 유럽 지역에 점차 생수의 강물이 흐르게 되었다. 그리스 북동부 해안에 위치하고 있는 빌립보는 당시에 그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 바울이 2차 전도여행 중에 빌립보교회를 세웠고, 3차 전도여행 중에도 머물며 교회를 보살폈다. 이후에 교인들은 바울이 마게도냐와 데살로니가 선교를 할 때 물질로 도왔다. 빌립보 유적은 문 밖 강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대규모로 분포해 있다. 회당식 교회의 굵직한 기초석이 보이고, 바울의 감옥으로 알려진 터가 한쪽에 자리한다. 로마 시대에 건립된 지하 감옥은 현재 지상으로 올라온 모습을 하고 있으며 무너지지 않게 나무기둥을 받쳐 놓았다. 바울과 실라가 갇힌 몸으로 하나님을 찬미했을 때 큰 지진이 일어나 옥터가 흔들리고 문이 열린 그 현장이다. 감옥에 퍼진 찬송은 옥문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간수의 영혼까지 열게 하였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는 말씀이 크게 가슴을 두드린다. 빌립보 감옥에서 풀려 나온 바울은 데살로니가로 가는 도중에 중간 지점의 암비볼리와 아볼로니아를 다녀갔다(행 17:1). 바울이 보았을 법한 B.C 4세기에 만들어진 암비볼리의 사자상 앞에서 순례객들은 잠시 길을 멈춘다. 또한 아볼로니아에는 바울이 바위 위에 서서 전도했다고 하는 바위 강단(비마)이 있어 한번쯤 차에서 내려 모두 올라가 본다. 바울이 밟고 지나면서 복음을 전했다는 장소를 사람들은 이토록 소중히 여기며 마음 한곳에 간직해 두려고 한다. 현재 데살로니가에는 바울이 복음을 전한 로마식 회당이나 성경 속의 어떤 유적지도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항구의 해변을 구경하면서 관광 명소가 된 30m 높이의 화이트 타워를 둘러보고, 디미트리우스가 순교한 자리에 세운 오래된 디미트리우스 기념교회를 관람한다. 네압볼리는 로마 시대에 일번 국도였을 정도로 교통의 요지였다. 바울 당시에 빌립보를 위한 항구도시였으며 지금은 카발라(kavalla)로 부른다. 터키를 거쳐 그리스 땅에 바울이 처음 발을 내디딘 곳으로 유럽 선교를 위한 기항지가 되었다. 이것을 기리기 위해 사도 바울 기념교회를 항구 가까이에 세워 놓았다. 교회 앞쪽의 '바울이 네압볼리에 도착하는 모습을 모자이크한 성화'가 사람의 발길을 붙잡는다. 또한 사도 바울의 도착 지점을 기념하여 도로 이름을 '바울로'라 명명한 곳도 있어 바울의 발자취를 더듬어보게 한다. 하나님의 말씀에 붙잡혀 예수는 그리스도라 밝히 증거한 바울, 그의 전도 열정은 밟는 곳곳에서 이내 뜨거움으로 내 가슴에 전해졌다. 어느덧 순례의 막바지 길에서 맞이한 이국적인 밤 풍경이 전혀 낯설지가 않고 정겹게만 다가온다. - 최종민(한국섬선교회 ▼)
■ 상영시간 : 4분 26초 ■ 촬영지 : 빌립보 외(그리스, 2004년) ■ 배경음악      • 곡명 : 그들의 소리가 들리나요(O Lord, hear my prayer)      • 노래 : 송정미      • 음반 : 잃어버린 영혼을 위하여(금성레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