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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일도는 선박이 많아서 입출항이 매우 어려운 곳입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선교선 방주11호는 매일 출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일 관리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가끔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른 배들이 들고나면서 저의 배 밧줄을 잘라놓을 때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선창 가운데 안쪽에다 정박을 해놓으니 안전 하기는 하지만 만조 때가 가까워야 출항할 수 있고 다시 입항할 때는 두 번 이상 방주호를 옮겨야 겨우 제자리로 들어갑니다. 그동안 이것이 매우 불편 하였는데 이제는 그런 문제가 다 해결 되었습니다.
어느 날 출타하였다가 들어오는데 예인선이 바지선을 끌고 와서 설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설치물이 완성되는 것을 보면서 이제는 물때와 관계없이 입출항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지선에다 방주호를 묶어 놓으면 물이 다 빠져 나가도 출항 할 수 있으며 들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바지선을 설치한 후부터 작은 선박은 10척 정도를 정박 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 까지 좁기만 하던 선창도 이제는 넓게 사용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확보가 되어 언제든지 들어오고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대신 자주 선창에 나와서 방주호의 상태를 살펴야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사정을 생각하면 이런 일쯤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섬 순회를 하기 위해서 출항하였다가 들어오려고 하니 물은 빠졌고 들어 갈 수 있는 자리는 없고 선창 끝에다 방주호를 묶어 놓기도 하였습니다. 비가 오는 어느 날이었는데 밧줄이 끊어져 배가 둥둥 떠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워낙 위급 상황이었지만 밤10경이라 누구를 부를 수도 없고 해서 저와 아내가 물속에서 사투를 벌였던 일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이제는 이런 부담감에서 해방되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마음껏 주님께서 맡겨주신 섬사역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진도 세월호 침몰 사건을 보면서 지난 20여 년 동안 섬사역을 하면서 수많은 어려운 일들이 있었지만 감사할 뿐입니다. 바다 속도 모르고 배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제가 지금까지 이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요 사랑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이 사역을 펼칠 수 있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 정광섭(한국섬선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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