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호 편지(435)ㅣ방주12호 김치관 목사(새섬교회)
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내는 이현재 장로님이 계십니다. 9순이 가까운 연세임에도 제가 잘 다루지도 못하는 컴퓨터를 아주 잘 하십니다. 타이핑으로 글도 쓰시고 사진도 잘 편집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기이한 모습입니다. 선친 때부터 즐겨 읽으시던 훈민정음의 글씨체로 되어 있는 오래된 낡은 성경책을 한 장 한 장 복사를 해서 가보로 간직할 정도로 옛 것을 아끼고 보존하시는 일도 하십니다. 그 성경 사본 한 권을 특별히 저에게 선물을 하셨습니다. 내게는 별로 소용없는데도 주시니까 현재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 분은 저의 섬목회에 어떻게 해서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 노력을 하십니다. 마침 따님께서 육지 큰 교회 목장(구역)을 맞고 계시는 권사님인데 목장식구들을 잘 관리하고 가르쳐서 그 규모가 우리 새섬교회 보다 성도들이 많습니다. 장로님께서는 이 권사님을 새섬교회에 소개하여 돕도록 한 것입니다. 이권사님은 이런저런 계획을 세웠습니다. 목장원들은 직장이 있는 분들 때문에 평일은 안 되니까 토요일에 섬으로 와서 주일예배에 함께 참석하자는데 합의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권사님과 목장원들이 섬에 왔습니다. 음식을 준비함도 물론입니다. 새섬교회는 평소 주일예배에 10여명인데 목장식구들과 함께하니 분위기가 확 달랐습니다. 목장식구들이 교회는 이렇게 섬기고 봉사해야 돼 하는 식으로 좋은 모습을 우리 성도들에게 보여주어서 우리 새섬교회 식구들에게 도전이 되게 하였습니다. 보통 다른 교회에서는 자기교회에서 주일을 지킨다고 잘 나서지를 않는데 목장식구들은 열악한 새섬교회를 돕고자 발 벗고 나서서 일하였습니다. 우리 새섬교회 역사는 40년이나 되지만 초대 성도는 한명도 없고, 그러다보니 선배들이 후배 성도들에게 신앙생활에 대해서 가르쳐 준 것이 없어서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타 교회에 자주 다니면서 배우는 것도 없기 때문에 한 번씩이라도 타 교회 선배들의 가르침이 너무 절실한 것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협력이 있기에 섬교회는 용기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 김치관(한국섬선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