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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병아리를 들여와 보살폈더니 자라서 알을 낳고 또 그 알을 품어 병아리를 얻었다. 산짐승의 침입으로 낙망할 때도 있었지만 앞으로 잘 자라 뜰과 교회 뒷 산에 둥지를 틀고 낙원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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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섬에 오자 장로님이 닭을 키워보겠느냐며 장닭 한 마리와 암탉 두 마리를 주어서 산기슭에 그물로 닭장을 만들어 닭을 키웠습니다. 그런데 잘 자라거니 했는데 밤에 그물 안으로 산짐승이 들어와 닭들을 모두 물어 죽였습니다. 그 후 빈 닭 집을 바라보니 씁쓸함과 허전함만 더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우연히 순천 어느 전도사님 집에 갔는데 청계 장닭을 가져가 먹으라며 살아있는 닭을 주셨습니다. 어쩔 수 없어 가지고 와서 잡아먹지는 못하고 닭장에 두었는데 또 어느날 짐승이 들어와 한 마리를 죽이고 한 마리만 남았습니다. 제 모습이 딱해 보였는지 장로님이 암탉을 두 마리 주었으나 닭장은 여전이 허전 하였습니다. 실은 장로님도 집 빈땅에 닭 몇 마리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순천에 있는 전도사님 집의 청계 닭이 생각났습니다. 전화로 그 분께 앞으로 교회 뜰과 뒷산에 닭들이 자라면 좋겠다는 저의 바람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 분은 병아리가 부화 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작년 12월에 소식이 왔습니다. 병아리를 가져가라는 것입니다. 이 겨울에 이것을 어떻게 키울까 걱정하면서 배 타고 나가 열 마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이 ‘방에서 키우세요’ 했습니다.
가지고 와서 키울 곳을 물색 하다가 보일러가 지나가는 창고 방에서 겨울 동안 병아리가 이곳에서 자라도록 했습니다. 창고 방은 겨울동안 냄새와 분비물로 잔치를 치루었습니다. 봄이 되자 병아리는 작은 닭이 되어갔습니다. 창고 방에서 나와 큰 닭집으로 옮겨주니까 그곳에 적응하여 잘 자랐습니다. 몇 차례 짐승들의 침범으로 몇 마리를 잃었습니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 이들이 알을 낳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수고의 열매가 참으로 이런 기쁨일까 했습니다. 닭이 알을 낳았는데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하나 모았습니다. 한 판이 모아지자, 시찰회 목사님께 갔다 드렸습니다. 다음에는 그 알들을 먹을 수 없어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갔더니 조그만 닭이 알을 품고 앉아있는 것이었습니다. 놀라서 닭장에 있는 닭들을 밖으로 모두 내몰았습니다. 그러자 닭들이 닭집 지붕 위에서 잠을 잤습니다. 한 달이 자나자 아홉 마리 병아리가 부화되었습니다. 알에서 깨어나 하루가 지나자 걸어 다녔습니다. 밖에 있던 닭들도 밖에서 알을 낳아서 품었는데 다섯 마리를 부화했습니다. 알을 거두지 않으니까 일정 수의 알이 모이면 품어서 부화하였던 것입니다.
어미 닭과 병아리들이 자연 속에서 자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정 속에 따스한 애정과 사랑, 또한 형제자매의 친밀한 둥지가 떠오릅니다. 또한 우리를 돌봐 주셨던 부모님의 은혜와 사랑을 회상해 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암탉같이 이스라엘을 사랑했다는 성경 말씀처럼 암탉과 병아리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압도적인 사랑 안에 항상 머물기를 소망합니다. 특히 포작도, 각이도, 석만도 등 이웃 무교회 섬에 사는 섬사람들이 코로나19 속에서도 주님의 품속에서 평안한 삶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 이광운(한국섬선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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