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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주13호] 배 도색작업
  글쓴이 : 이광운     날짜 : 2019-11-27 09:23     조회 : 4433    

방주호 편지(458)ㅣ방주13호 이광운 목사(낙월교회)



배를 바다에 띄워두니까 바다 생물들이 서식지처럼 여겨 배 밑부분이 파래, 이끼, 굴들이 숲을 이루고 살아갑니다. 이것 때문에 배가 속력을 내는데 지장을 받습니다. 무딘 칼이 잘 들지 않아 자르는데 힘이 든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일 년에 두 번 배를 육지로 올려서 배 밑에 붙어있는 부착물을 제거하고 페인트로 도색합니다.

태풍 링링으로 선창 부잔교의 이탈로 보수하는 중에, 우리도 배를 올려 도색작업을 김승제 장로님과 함께 했습니다. 도색을 하려면 목포에 도색하는 업체에 까지 가야 하는데, 가는 것도 문제이고 또 도색 후 가지고 오는 것도 문제입니다. 경비와 비용면에서도 힘겹습니다. 그리하여 김장로님이 목포까지 가지 말고 페인트와 신나와 붓 등 필요한 도구들을 사서 우리가 낙월도에서 해보자고해서 시작했습니다.

배 밑 바닥에 붙어있는 굴껍데기 등을 벗겨내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고압분사기로도 안 되어 공업용 염산으로 겨우 떼어 낸 후 도색을 할 수 있었다. 배는 한결 빠르고 쾌적한 상태가 되었다.


배를 크레인으로 바다에서 올려 줄 위에 두고서 하기로 하였습니다. 배를 올려 배를 한쪽으로 눕혀 조그만 삽으로 먼저 생굴들을 떼어냈습니다. 굴 윗부분은 떨어 졌지만, 밑 부분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먼저 고압 세척기로 나머지 부분을 제거해 보려 했지만 배 밑 부분에 붙어있는 생굴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락스를 바르고 거썬 수세미로 문질러 보았지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에는 공업용 염산으로 바르고 삽으로 힘을 다하여 떼어냈습니다.

이틀 동안 깨끗하게 부착물을 제거한 후 물로 깨끗이 씻어 건조 시킨 후 밴다(충격방지대)를 새롭게 부착하고, 배 윗부분도 찌든 때를 제거하자 방주호가 새로운 배가 되었습니다. 페인트를 칠하자 새 신을 신은 것 같아 기뻤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하고 지나갑니다. 땀 흘려 수고한 보람이 깨끗함으로 보상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도색작업을 마치고 크레인으로 배를 바다에 띄우고 시험운항을 해보았습니다. 스케이트가 미끄러져 나가듯, 배가 물 위로 스캐이트를 타는 것 같았습니다. 깨끗하니까 배에서 떠나기가 싫었습니다.

큰 집에는 금과 은의 그릇이 있을 뿐 아니요, 나무와 질그릇도 있어 귀히 쓰는 것도 있고 천히 쓰는 것도 있나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예비함이 되리라(딤후2장20-21), 주님의 말씀이 떠올라왔습니다. 방주13호 가는 곳 마다 주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 이광운(한국섬선교회 ▼)











  김홍윤
이 코멘트에 대하여...   19-11-30 21:18 
고생많습니다. 뱃사람 다 됐네요. 저도 다음 주간에 할 예정입니다. 항상 건강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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