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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를 비롯한 이곳 주변은 작은 섬들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어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심이 되는 곳입니다. 작은 섬들마다 푸른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어 그 품속으로 고기떼가 모여들고, 왜가리들이 집을 짖고, 고라니 등 작은 산짐승들의 보금자리입니다.
그런데 어느 해 부터 바닷가의 소나무들이 누렇게 잎이 마르고 결국 바다와는 전혀 어우러지지 않는 앙상한 가지만 허공을 뻗치다가 마침내 쓰러져 갔습니다.
처음에는 태풍이나 바닷물에 의한 피해인가 했는데 점차 죽어가는 소나무가 확장되어 갑니다. 무슨 일인지, 어떻게 된 일인지 걱정이 되어 시청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며칠 만에 몇 분이 오셔서 죽은 나무를 검사해 보시고는 소나무 제성충이 아니라고 하시며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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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상공원으로 지정되어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던 이 근처의 섬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병들었다. 할 수 없이 배어내고 '소나무 무덤'이라는 기괴한 이름을 안고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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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이 지났습니다. 섬을 빙 둘러 있던 소나무들이 다 죽어 갑니다. 결국 유일한 오솔길, 몇 백 년이 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군을 이루고 있는 멋진 소나무 숲에도 전염되어 하나 둘 죽어 갑니다.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 국민신문고에 인터넷으로 민원을 접수 시켰습니다.
즉시 담당자가 연락이 오고 찾아 왔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도 많고 변명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살아있는 나무들만이라도 살려야 될 것 아니냐고, 저기 살아있는 나무들이라도 살려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지금은 일할 일꾼들이 없어서, 먼저 일하고 있는 섬부터 작업을 마쳐놓고 이곳으로 오겠다면서 우선 소독 작업만 하고 떠났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뒤에 장정 20여 명이 와서 며칠간 죽은 소나무를 베어내고 나무 무덤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 아름드리 큰 소나무들이 전기톱에 쓰러지고 규격에 맞추어 베이고 차곡차곡 쌓고는 소독약을 뿌리고 검정비닐을 덮어 공기도 통하지 못하도록 나무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작은 섬이 소나무 공동묘지로 변했습니다. 울창했던 소나무숲이 허전하게 비었습니다. 일하시는 아저씨들에게 물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살아있는 소나무는 괜찮습니까?’ ‘이렇게 하면 병충해가 없어집니까?’ 대답이 참으로 황당합니다.
“글쎄요. 이렇게 해도 소나무는 계속 죽습디다.”
‘왜 이렇게 소나무가 죽는답니까?’ ‘무슨 병입니까?’ ‘글쎄요, 병충해라기보다는 기후 탓인 것 같습니다.’ 참으로 알 듯 모를 듯 아리송한 답변만 듣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처음 나무가 죽어갈 때 일찍 손을 봤더라면 이렇게 허무하게 소나무들이 죽어가진 안 했을 텐데....... 정말 소나무 제선충이 아니고 기후 탓이라면 큰일이지요. 지금은 작은 섬이 소나무 무덤이 되었지만 앞으로는 전국 산하가 모두 소나무 무덤이 된다는 것이 아닙니까?
바로 옆에 있는 신섬도 벌거숭이가 되어갑니다. 섬 모양이 바이올린 같이 생겨서 바이올린 섬이라고 제가 이름을 붙이고 자랑하는 섬인데 울창했던 소나무가 어느새 다 없어지고 벌거숭이 돌섬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왕에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이제는 사철 시커먼 소나무 보다 계절마다 색깔이 다른 잡목들이나 벚나무들이 우거지면 예전보다 더 아름다운 섬이 되지 않을까 하고 꿈꾸어 봅니다.//
- 김홍윤(한국섬선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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