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호 편지(181)ㅣ방주6호 김홍윤 목사(마도교회)
			코로나19바이러스가 한창 심할 때는 사천시의 하루 확진자 수가 세 자리였는데 점차 두 자리 숫자로 떨어지더니 며칠 전부터는 한 자리 숫자가 됐습니다. 이제 이곳은 코로나 안전지대가 됐습니다. 한때는 이 작은 섬마을에도 젊은층 몇 가정이 동시에 코로나 확증을 받아 격리를 당하는 바람에 연세 많으신 노인들은 3차 접종을 모두 마쳤는데도 문밖 출입을 못하시고 얼마나 조심하며 외롭게 지냈는지 모릅니다. 선교선으로 주변 무교회 섬마을 순회 전도하는 사역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섬마을 주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걱정이 되고 보고 싶으면 시내로 나가는 정기 여객선을 탑니다. 정기 여객선은 저도와 신섬을 경유하여 시내로 가기 때문에 여객선 안에서 주민들을 만나게 되고 안부를 물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순회 전도 방법을 달리하면서 주민 접촉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 코로나19바이러스 감염 사태 이후 외부인들이 섬들을 오가며 왕래하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강제성은 없었지만 다들 그렇게 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 방역완화 조치가 내려진 이후 선교선 방주6호를 새롭게 단장했다. 육지 도크장으로 끌어올려 온갖 오물들을 제거하고 밑바닥 페인트칠을 한 다음 운항에 나섰다. 배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지난달, 거리두기 해제 등 완화 조치로 선교선 순회 전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먼저 선교선 방주6호를 도크장에 끌어올려 청소와 페인트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바닷물에 오랫 동안 배를 묶어두면 바다 생물인 따개비와 홍합과 파래 등 부유물들이 배 밑바닥에 붙습니다. 그렇게 되면 배가 운항하는데 물의 저항을 많이 받으며 배가 무거워져 엔진에 무리가 가고 또 휘발유 소모도 많이 됩니다. 그래서 할 수 있으면 자주 도크장에 올려서 청소를 하고 새 페인트로 옷 입혀야 하지만 도크장 사용료와 인건비가 비싸서 저의 경우는 1년에 한번 정도 합니다. 마침 마을 도크장의 기계를 고쳐놔서 교회 뒷집 아저씨의 도움으로 도크장에 선교선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배 밑창에 들어가 더덕더덕 붙어있는 따개비와 홍합과 파래들을 밀어내고 깨어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는 힘든 작업입니다. 그리고 맑은 민물로 깨끗이 씻어 말리고 마지막으로 페인트 작업을 합니다. 4시간 정도의 작업입니다. 이렇게 해서 50만원 이상 드는 경비를 20만 원대로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선교선을 바다로 내리고 신섬으로 전도하러 달려갔습니다. 배가 가볍고 신바람 나게 달립니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낮에 시내에 나가신 분들도 여객선을 타고 섬에 와 계셨습니다. 기태 할아버지 부부가 지난해 시내로 이사를 나가시고 지금은 다섯 가정 7명이 생활하고 계시고 나머지 10집은 모두 외지인이 사두고 필요시만 찾아오는 빈집들입니다. 제일 동쪽에 다리가 불편해서 힘들어하시는 정씨 할머님 집에 들어가 인사를 드리니 얼마나 반가워하시는지요. 사람이 그렇게 그리웠나 봅니다. 그동안의 사정들을 듣고 자녀들 소식도 듣고 전도도하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도 선물로 가져간 타올을 드리는데 5만원을 봉투에 넣어 주십니다. 교회에 헌금한다고 하면서. 감사해서 간절히 기도로 축복하고 가가호호 다니며 주민을 만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쪽 끝 집인 죽방렴 멸치 작업을 하시는 신씨 할머님께 갔더니 마른 멸치를 비닐봉지에 한 아름 넣어 주십니다. 멀리 남해 뒷산으로부터 붉게 물들어 오는 노을을 바라보며 신바람나게 선교선을 운항하여 돌아왔습니다. 할렐루야!// - 김홍윤(한국섬선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