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창명, 이영자 부부	주지도 섬지기
산꼭대기에 내려앉은 바위가 상투처럼 보인다 해서 상투섬이라 부르는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주지도, 주변의 풍경이 수려해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한 폭의 그림 같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붕을 맞대고 선 단 두 채의 가옥, 외로움을 숙명처럼 껴안고 있는 곳이다. 그곳에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장작 패는 소리가 들린다. 길창명씨, 한때 흑염소를 대량 사육했다는 이곳에 목장일을 봐주러 들어왔다가 눌러 살게 된 경우다. 그이 아내인 이영자씨, 빗물을 받아 식수로 쓰는 불편은 물론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은 섬생활에 이골이 난 처지지만 나름대로 즐겁게 살아가는 노인 부부다. (나레이션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