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도 해상펜션단지 이글루 같은 5동 '둥둥' 장흥에 해양낚시공원이 있다면 여수에서는 해상낚시펜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다 위 한 가운데에 북극의 얼음집 '이글루'를 닮은 펜션 5개동이 둥둥 떠있는 풍경은, 그 생김새만으로도 일단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여수해양경찰서 봉산파출소 인근 대경도대합실 앞에 서면 손닿을 듯 가까이 대경도가 보인다. 10분 간격으로 대경도와 육지를 오가는 바지선은 승용차와 함께 승선해도 왕복 3000원이면 충분하다. 배에 올라 대경도쪽을 바라보면 대경도 인근 해안에 하얀색 반구 형태의 해상 펜션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을 찍기 위해 장비를 꺼내고 몇가지 앵글을 잡는 와중에 곧 도착한다는 호적소리가 들린다. 뭍에서 경도까지 채 5분이 안걸린 셈이다. 짧은 뱃길을 따라 달리는 내내 왼쪽으로 돌산대교가 따라온다. 워낙 뭍과 거리가 가깝고 대경도에 가면 이색 낚시를 즐길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해상 펜션의 인기는 시간이 갈수록 더하고 있다. 해상낚시펜션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미화(47) 사무장은 "주말 예약은 10월 초에나 가능하다"며 "하루에도 문의 전화가 수 십통씩 걸려온다"고 전했다. 낚시도 즐기고 밥도 먹고 잠도 자는 '1석3조'의 공간으로 알려지면서 색다른 낭만을 즐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고 있는 것. 부산에서 온 하정욱(44)씨는 "그동안 낚시꾼들이 춥고 배고프고 열악한 환경 때문에 가족을 대동하기 힘들었는데 대경도 해상 펜션 덕에 그 고민을 시원하게 날릴 수 있을 것 같아 찾아왔다"면서 "흔들리는 바다 위에서 잠도 자고 바다낚시도 즐길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니 덩달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은 도다리, 놀래미, 농어 새끼(일명 깔따구), 장어, 볼락부터 가을에는 감성돔, 문어까지 다양하다. 낚시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걱정은 없다. 해상펜션 옆으로 양식 체험낚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초보 낚시꾼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특혜(?)로 가두리 양식장 2개 동에서 마음껏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펜션 관리소 직원의 안내로 배를 타고 직접 펜션 안을 들여다봤다. TV, 에어컨은 물론 화장실, 침구류까지 갖추고 있었다. 특히 싱크대를 비롯한 취사시설도 마련돼있어 관광객 입맛에 맞는 음식을 직접 해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보였다. 이와 함께 인근에 하모(갯장어) 요리집이 즐비해 제철을 맞아 싱싱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게 해상 펜션단지의 또다른 강점이다. 순천에서 온 회사원 최성엽씨는 "낚시도 낚시지만 하모 샤브샤브 먹으러 일부러 찾아왔다"면서 "소주나 복분자에 안주로 이만한 게 없다. 맛이 담백하고 쫄깃쫄깃해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대경도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조모씨는 "장어는 주로 구이로 즐기는데 이곳에서는 샤브샤브와 회가 더 흔하다. 진흙바닥에 서식하는 갯장어는 민물장어에 비해 기름기가 적어 느끼하지 않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대경도 해상펜션단지 사업은 지난 2006년 12월30일 국비 5억원, 시비 4억5000만원, 외동마을 어촌계가 자부담 5000만원을 들여 완공한 것으로 2007년 5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해상 펜션단지의 인기는 이용객 숫자에서도 확인된다. 2007년 5월부터 말까지 3809명, 2008년에는 4916명이 시설을 이용했다. 방문객 숫자까지 더하면 1만7000명에 달한다. 올해의 경우 6월 현재 2243명이 이용했다. 장흥 대리어촌계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외동마을 어촌계가 관리하고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2007년 1억1800만원에 이어 지난해는 1억49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마을의 주요 수입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펜션단지는 지난해 농림수산부 주최 어촌체험마을 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상 펜션 이용금은 비ㆍ성수기 구분없이 주중에는 4인기준으로 12만원에 1명 추가시 1만원이 더 붙는다. 최대 8명까지 이용 가능하고 미취학 아동은 무료다. 주말에는 14만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여수 경도 어촌체험마을(061-666-0043)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시형 기자 / 전남일보에서 옮겨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