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군의 시하도, 등대원 3명과 한 세대 주민이 살고 있다.      우리가 전달한 저 복음의 씨앗은 어떤 모습으로 자랄까 궁금해진다.      우리 조상들은 교회나 예수에 대해 어떻게 기록을 남겼을까? 조선 왕조 최고의 사서인 실록에는 이에 관한 기록이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이다. 다만 서학(西學)이라는 천주교를 지칭하는 명칭이 정조 때 사용되었으니 16세기께부터라 할 것이고, 개신교는 고종 때, 선교사가 들어왔으므로 한참 뒤가 된다. 그러나 놀랍게도 최근 인조실록에서 인조 23년(1645년)에 이미 우리 예수님의 명칭이 기록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인조 23년 4월 6일 동래부사 이원진이 조정에 보고를 올렸는데 그것을 보면 '동래에 온 왜인 등지승이 역관에게 말하기를 "지난해에 조선에서 잡아보낸 중국 선원 가운데 예수 믿는 길리시단(吉理是丹, 그리스도인의 한자음역)의 무리가 5명 있었습니다. 이들은 대마도주에게만 생색이 있을 뿐만 아니라 관백(풍신수길을 말함)도 기뻐하는 일입니다"고 했습니다. 또 이어 남만(말레이시아)과 섬라(태국) 사이에 섬이 하나 있는데 예수교를 믿는 무리들이 여기에서 일어나 요술을 피우면서 살을 찔러 피를 내어 가지고 약에 타서 삼키고 속여서 맹세까지 하게 하는데 그 무리가 수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군사들이 정벌하여 죽였으나 그 잔당들을 다 죽이지 못한 관계로 흩어졌다가 다시 모인다고 합니다'는 것이었다. 이 기록에 나타난 이상한 비의적(秘儀的)인 의식은 교회의 성찬식을 말하는 것으로 필리핀의 국교였던 천주교에 대한 이방인의 안목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준다. 1571년에 이미 스페인의 군대가 필리핀을 점령했으니 인조 무렵에는 천주교의 위세가 대단했을 것이다. 실록에서 천주교에 대한 기록은 약 1백여 년 뒤인 숙종 때, 천주학으로 불리며 나타나고 정조 때에 비로소 민간에 믿는 자들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극히 희귀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예수라든가 길리시단이라는 표기가 실록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울 만큼 신기하다. 그리고 이 기록이 다 섬이라는 연결수단으로 복음이 전달되고 있음을 증거 한다. 대륙과 대륙을 연결하는 것은 섬이었고, 복음도 그 같은 경로를 밟아 들어오는 것이다. 섬선교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잘 보여준다. - 박요한(한국섬선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