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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되기 좋아하는 병
디오드레베는 으뜸 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으뜸 되기 좋아한다는 것은 자랑하기를 좋아하고 상석을 차지하려 하며 모든 일에 나서고 참견하며 교만하고 무슨 일이건 생색부터 내려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 같은 성격으로 미루어 디오드레베는 교회의 지도층 인사임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지도층 인사들이 모두 그러한 성격이란 뜻은 아니다.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면 오를수록 더욱 겸손해지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독선과 배타주의
디오드레베는 결코 남의 권고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독선적 성격의 사나이였다. 자기만이 옳고 자기 생각만이 바르다고 믿는 독선적 성격은 필연적으로 배타주의에 흐를 수밖에 없다. 진리에 대하여는 우리가 배타주의적일 수밖에 없으나 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있어서는 배타주의란 의식의 화석(化石)은 불행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 화석에는 생명이 없고 생명이 없기에 움직임이 없으며 영원한 침묵밖에 달리 더 없다. 디오드레베는 교회 내에서 화석이 된 존재였다. 그는 생명이 없었고 남의 발에 걸리는 돌이었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실족하여 부상을 입게 하는 일 외에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인간이었다.
교회 이기주의
디오드레베는 전도자들을 향하여 악한 말을 퍼부으며 헐뜯는 사람이었다. 디오드레베의 이 같은 행동에는 분명히 어떤 원인이 있었을 것이다. 그 원인이 무엇이었을까? 소아시아 각지방을 순방하며 새로 세워진 교회들을 돌아보는 순회전도단은 사실 자신의 목숨을 내어 건 엄청난 모험을 감행하고 있었다. 난폭한 정권의 통치자들이라든가 위험스런 유대인들이 곳곳에서 이들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으며 열악한 기후조건이나 황무지와 사막여행은 극히 위험했다. 각 교회에서 이들을 잘 보살펴주지 않으면 전도여행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 순회전도단을 맞아 방을 내어주고 음식을 제공하며 병들거나 부상당했으면 치료해 주고 또한 다음 순방지까지 갈 여비를 보조하여 준다는 것은 대단한 지출이 될 것이다. 이 상당한 지출에 대하여 매우 민감한 이해관계를 갖는다는 사실은 그가 바로 그 교회의 책임자였음을 말해준다. 말하자면 그는 목사, 또는 감독, 아니면 장로였으리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에 순회전도자들에 대한 응당의 접대를 하지 아니하고 박대하며 악한 말로 폄론하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전도자들을 접대하려는 의로운 교인들을 어떤 구실이든 붙여서 교회 밖으로 추방해버리기까지 했다. 권징하는 권한을 악하게 사용했던 것이다. 이러한 디오드레베류의 교회 지도자들이 오늘의 한국교회에는 너무나 많다. 교회 이기주의의 팽창이 그것이다.
교회당을 짓고 교육관을 세우며 교회 묘지를 마련하고 교회 소속 기도원을 세우는 그 사실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일 때문에 교회가 해야할 고유한 복음적, 사회적 기능을 외면하거나 뒤로 미루는 것은 순회전도자들을 박대하고 악평하는 디오드레베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그대로 뒤쫓는 일이 아니겠는가? 교회 이기주의의 만연은 그러므로 본질적으로 반교회적 현상일 것이며 뜻있는 의로운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게 하는 행위인 것이다.
오늘의 디오드레베 신드롬, 참으로 걱정스럽고 우려할만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진정 교회갱신운동이 시급히 일어나야 하겠다.
- 박요한(한국섬선교회 ▼)
교회의 지도자였던 디오드레베는 제 고집대로 행하며 복음을 전하는
순회전도단을 돕지 아니하고 방해하였다. 그럼에도 목숨 걸고 엄청난
모험을 감행하며 순회 전도하는 자들이 초대교회에 있었듯이
오늘날에도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며 복음을 전하는 일꾼들이 있다.
물론 섬 순회 전도도 예외일 수 없다. (사진-무교회섬인 전남 신안군
박지도 주민과 함께, 필자-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 위는 전남 신안군
개도에서 섬주민을 만나 전도하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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