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의 두 외국인, 제주바다 210km로 뛰어든 이유는? 수영과 카약으로 제주바다 일주 30일 대장정

사진 설명) 사진은 The Jeju Big Swim 프로젝트팀 제공
1. 제주에서 영어 원어민 교사 활동을 하고 있는 호주여성 셰린(사진 오른쪽)과 미국인 스티브(오른쪽 두번째)가 지난달 31일부터 한달간 일정으로 제주바다 210km 일주 대장정에 나섰다.

2. 호주 시드니 출신의 쉐린 히바드(52)는 2004년부터 제주에서 원어민 교사(현재 사대부중)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여름 제주 한림읍 귀덕리 해녀학교 제1회 졸업생이다. 제주도 1호 외국인 해녀라는 이색 타이틀을 가진 파란눈의 제주여인(?)이다.

3.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출신의 스티브 오버하우저(31)는 현재 세화고에서 원어민 교사를 맡고 있다. 미국에서 신문기자와 교사 경력을 지낸 그는 지난 2008년 8월부터 제주에 살고 있다.

4. 셰린과 스티브는 하루 10km씩 제주바다 210km를 일주하고 있다.

5. 셰린이 제주바다 도일주 도중 구좌읍 평대마을에 도착하자 마을 해녀들이 나와 파란눈의 해녀 1호인 그녀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6. 화순해수욕장에서 스티브의 카약

파란 제주바다 만큼 파란 눈을 가진, 어쩌면 제주사람보다 더 제주 땅을 사랑하는, 두 외국인이 장장 210km의 제주 섬 일주에 나섰다. 그것도 땅이 아닌 바다다. 그들의 한 달간 제주바다 수영 도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름하여 'The Jeju Big Swim'이라는 프로젝트다.

이번 도전은 그동안 아무도 도전한 적이 없는 제주바다 일주 대장정이다. 그러나 그들은 세계최초의 제주바다 일주 도전이란 타이틀보단, 이번 도전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순수한 환경캠페인이란 점에 더 주목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제주를 포함한 심각한 세계환경문제의 인식변화를 요구하는 화두를 던지겠다는 각오다.

주인공은 호주 여성인 셰린 히바드(52.Sherrin Hibbard)와 미국인 남성 스티브 오버하우저(31.Steve Oberhauser) 두 사람이다. 셰린은 제주사대부중에서, 스티브는 세화고에서 각각 영어 원어민 교사로 제주와 인연을 맺고 있다.

유난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올 여름 무더위지만 '제주사랑'과 '환경사랑'을 향한 이들의 도전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셰린은 수영으로, 스티브는 카약으로, 제주바다와 날마다 한 몸이 되고 있다.

이들이 제주바다 일주 도전을 시작한 건 지난달 31일. 오늘(24일)로 벌써 25일째다. 이달 말까지 출발지인 삼양 검은모래해변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그동안 태풍 등 기상여건이 좋지 않은 날을 빼곤 줄곧 제주바다를 10km씩 삼보일배 하듯 하루 하루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제주삼양 검은모래 해변을 출발해 제주섬 동쪽 바다를 따라 셰린은 수영으로 제주바다에 몸을 맡겼고, 스티브는 카약의 노를 저으며 셰린과 동행하고 있다. 오는 29일경 삼양 해변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사람은 23일 현재 차귀도까지 도착했다. 삼양-함덕-김녕-세화-성산-남원-서귀포-중문-사계-대정을 지나 고산 앞 차귀도에 까지 이르렀다. 제주시 삼양을 출발, 제주섬 동쪽을 따라 그동안 제주바다 160km를 무탈하게 지나왔다. 이제 남은 거리는 약 50km다.

어깨가 으스러지고 온몸이 천근만근의 무게로 고통스럽지만 이들이 도전을 멈추지 않는 건 자신들과 같은 작은 노력이 모여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실제로 제주바다를 돌아오는 동안 바다에 떠다니는 정체모를 쇳덩이와 각종 해양오염물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했다. 해안가 곳곳에 쌓인 쓰레기들도 예사롭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도전이 더 뜻깊다는 확신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이 이번 거사(?)를 꾸미기 시작한 건 지난 5월부터란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주도가 세계적으로도 매우 아름다운 섬이지만, 사실은 제주바다 여러 곳에 떠다니는 쓰레기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법쓰레기 소각, 에너지 낭비, 파괴되는 환경, 늘어나는 자동차 공해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더 이상 지켜보지만 않고 말로만이 아닌 몸으로 직접 환경운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모두 파란 눈의 이방인이지만 제주사람 못지않게 제주를 사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자신들 만으론 이 일을 성취할 수 없기에 '더 제주 빅 스윔'이란 프로젝트 팀을 만들었고 멤버는 셰린 히바드(수영, 사대부중 원어민 교사), 스티브 오버하우저(카약, 세화고 원어민교사), 오지수(통역), 현성미(미디어담당), 김영진(한국어 블로그), 채바다.고영임(한국어 다큐담당), 더스틴(외국어 다큐담당) 씨 등으로 꾸렸다.

셰린과 스티브는 이번 '더 제주 빅 스윔' 프로젝트와 관련, "대략 한달간 210km 가까이 수영과 카약으로 제주바다를 일주하는 건 오직 저희와 같은 작은 행동들이 환경인식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며 "특히 아직까지 제주도 바다를 일주한 기록이 없고, 더군다나 환경보호를 위해 수영으로 일주한 일은 더욱이 없기에 이번 도전이 매우 의미있다"고 말한다.

셰린과 스티브 등 '더 제주 빅 스윔' 프로젝트팀은 티끌이 모이면 태산이 되고, 실개천이 모여 큰 강물을 이루듯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환경을 지키기 위한 이번 도전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이들이 이 캠페인이 제주환경과, 세계환경 인식변화를 향한 파장이 되길 기대하면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김봉현 기자 출처 - 제주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