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감소·노령화 슬픈 섬마을… 교회마저 10곳중 9곳이 미자립
한국섬선교회, 2012 조사자료 발표
전남 진도 조도면 독거도교회 김성춘(76) 목사는 지난해 초가을 불어 닥친 태풍 볼라벤을 생각하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하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 볼라벤은 새벽 어스름을 틈타 독거도에 상륙, 마을 위쪽에 자리 잡은 예배당을 덮쳤다. 순식간에 지붕이 날아가고 십자가 탑마저 기울어져버렸다. 건물 외벽도 온전하지 못했다. 지리적 특성 때문에 폭풍이 잦은 곳이지만 이처럼 강한 비바람은 섬 목회 20년 만에 처음이었다. 전체 주민이 17명인 독거도에서 교인은 노인 6명이 전부다. 헌금액도 매주 몇 천원에 불과하다.
독거도교회처럼 외부의 도움으로 교회가 유지되는 미자립 섬 교회는 전체의 90%에 육박한다. 섬 전문 선교기관인 한국섬선교회에서 최근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전국의 섬 교회 622개 가운데 자립교회는 75개뿐이다. 나머지 547개 교회(88%)는 외부 도시교회의 선교비에 기대 재정을 꾸려가고 있다. 25년 전인 1987년 미자립교회가 3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국섬선교회 회장 최종민 목사는 “선교회가 창립되던 1987년 조사에서는 미자립 섬교회가 전체의 30%를 약간 웃돌았다”면서 “10년쯤 지나 50%로 늘더니 최근에는 교회 10곳 중 9곳이 미자립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섬 교회가 피폐해진 주된 원인은 인구 감소다. 섬 인구는 1987년 43만명, 2000년 22만명, 2010년 12만명으로 계속 줄고 있다. 교회가 있는 섬 271개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166개 섬은 주민 수가 100명도 안 된다. 교회가 여럿 있는 큰 섬도 마을 단위로는 주민 수가 많지 않다. 고령화도 영향을 미쳤다. 섬 지역 초등학교들이 대부분 폐교돼 젊은 부부가 섬에서 사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이제는 주민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수산자원 고갈로 주민들의 수입이 줄어든 것도 섬 교회가 열악한 재정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다. 섬 복음화의 사명감으로 시작한 목회자들은 지금 한계 상황을 절감하고 있다.
섬선교회가 지난 10월 207개 섬 교회의 목회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53%가 가장 어려운 점으로 생활고를 꼽았다. 이어 교인 고령화(18%), 자녀교육(11%), 외부와 단절(10%), 자기(목회)개발 부족(10%) 등이 뒤를 이었다.
충남 서천 유부도에 온 지 13년째인 김광수(57) 목사는 “작은 섬이라 정기여객선이 다니지 않기 때문에 육지에 나가려면 작은 배를 타야 하는데 바람이 강하면 그것도 어렵다”면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쓰는데 그마저도 고장 나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도 제대로 난방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섬선교회는 미자립 섬 교회와 도시교회의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교회 혹은 성도들이 선교회에 연락하면 미자립 섬 교회 소개서를 보내주며 선교비는 해당 섬 교회로 직접 송금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02-2202-1493).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