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바다·사람이 동화되는 추자올레코스 개장 제주농협 꽃길 조성

섬·바다·사람이 동화돼 하나로 살아가는 곳, 추자도. 이곳에 올레가 탄생됐다. 예부터 있어 온 길에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가 새로운 길을 열어 '추자도 올레'를 만들었다. 그러자 웰빙이 됐고 관광도 됐다.

제주올레는 26일 추자 현지에서 18-1코스로 이름 붙여진 추자도 올레 코스 개장식을 가졌다.

추자 올레는 18코스(제주항)에서 바다로 나가는 첫 섬속의 섬 코스다. 제주올레의 섬의 섬 코스(우도, 가파도)의 3번째로 사실상 마지막 섬 속의 섬 코스다. 26일 개장한 추자 올레는 제주 올레 코스 가운데 가장 어려운 난(難) 코스로 최상이다.

개장식에 참석한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추자 올레는 제주 올레 코스 가운데 가장 어려운 코스지만 가장 빼어난 경관을 갖고 있는 곳으로 올레꾼에게 추천하고 싶다"며 "이 코스는 앞으로 웰빙 관광객들에게 추자도는 제주시에서 가장 북서쪽에 위치한 섬으로,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뤄진 군도다.

추자서 가장 큰 두 섬인 상추자도와 하추자도의 봉우리를 넘고 또 넘어 이어가는 제주올레 18-1코스는 추자의 숨겨진 풍광을 모두 들춰낸다.

추자도 올레는 한 마디로 '바다에 떠 있는 첩첩산중'이다. 겹겹이 보이는 섬의 봉우리들은 섬이 아니다. 마치 깊은 산중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묘한 기분을 선사한다. 산봉우리들 아래로는 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추자는 올레 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이름 모를 들풀과 눈에 들어오는 바다와 섬들이 어우러진 새로운 풍광에 '아~'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이 코스는 산봉우리와 산봉우리로 이어지는 길이다. 때문에 산책보다 등산에 가깝다. 그래서 제주올레 코스 중에서 가장 힘든 '최상'이다.

추자 올레코스는 추자항에서 추자항으로 돌아오는 17.7㎞를 약 6~8시간 걸어야 한다. 간세(제주 망아지를 일컫는 방언)처럼 느릿느릿하게 천천히 걸면서 맛보는 제주올레의 성격상 아침 배로 갔다가 오후 배로 나오기 힘들다. 하루를 묵어야만 제대로 걸을 수 있다.

그러나 기쁨은 두 배다. 고즈넉한 숲길을 바다에서 만나는 특별한 기쁨은 추자도의 한 봉우리를 넘은 후 다시 새로운 봉우리에 오르는 힘을 기꺼이 내어준다.

추자 올레에서는 최영 장군 사당, 추자 처사각, 황경헌의 묘 등 추자도의 유서 깊은 유적들을 볼 수 있다.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추자 등대, 일몰이 아름다운 봉글레산,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모진이 몽돌해안도 지난다.

묵리 고갯길과 예초리 기정길, 처사각 옆 숲길, 추자 등대를 거쳐 추자교로 가는 길, 돈대산에서 내려오는 길, 난공블락인 나바론 요새에서 따온 나바론 절벽 가는 길 등은 제주 올레가 추자면의 도움을 받아 새롭게 낸 길이다.

추자도는 제주올레 11코스와 깊은 연관이 있다. '황사영 백서' 사건으로 제주도에 유배된 정난주 마리아는 두살바기 아들을 살리기 위해 아들을 저고리에 싸서 추자도의 바위에 숨겨두고 왔다. 아들은 어부 오씨에게 발견돼 추자도에서 평생을 살았다. 어머니는 제주도 대정에서 평생을 관노로 살다가 묻혔다. 죽을 때까지 만나지 못한 어머니의 묘는 제주올레 11코스에, 그 아들의 묘는 18-1코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제주농협은 제주올레의 추자 올레코스 개장을 축하 하기 위해 추자면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올레길과 주변 도로에 봄의 향취를 더할 꽃을 분양했다.

제주올레는 이번 18-1코스의 개장으로 총 21개 코스(제주도 둘레를 잇는 정규 코스 14개와 섬 및 중산갂 비정규 코스 5개)를 개척, 그 길이가 347㎞에 이른다.

다음은 제주올레 18-1코스 추자도 올레 경로.

추자항→최영장군 사당 0.4k㎞→봉글레산 입구1.1㎞→봉글레산 정상 1.5㎞→천주교 추자공소→순효각 입구 2.5㎞→처사각 2.7㎞→나바론 절벽정상 3.1㎞→추자등대 3.3 ㎞→추자교 4.2㎞→추자교 삼거리 4.4㎞→묵리 고갯마루 5.1㎞→묵리 교차로 5.8㎞→묵리마을 6.2㎞→신양2리 6.8㎞→신양항 7.7㎞→모진이 몽돌해안 8.4㎞→황경헌의 묘 9.3㎞→신대산 젂망대 10.2㎞→예초리 기정길 끝 10.7㎞→예초리포구 11.1㎞→엄바위 장승 11.6㎞→돈대산 입구 12.0㎞→돈대산 정상 12.8㎞→묵리 교차로 14.0㎞→담수장 14.6㎞→추자교 15.4㎞→영흥 쉼터 16.2㎞→추자항 17.7㎞

김용덕 기자 출처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