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소식을 드리게 됩니다. 지난 10월 30일, 저희 선교회 상임고문 되신 박요한 목사님이 100세의 일기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그 분의 가르침으로 저희들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었는데 그 분의 빈자리를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저희들이 박목사님을 만나게 된 때는 1988년입니다. 1987년 1월에 선교회가 시작되었고 그 이듬해 겨울, 일반 목회(대전남부교회)에서 막 은퇴한 목사님을 선교회 상임고문으로 모시면서부터입니다. 저희 선교회에서는 섬 실정을 잘 아는 사람으로만 조직을 만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섬 현장에서 활동하는 멤버들 외에 우리 일에 참여하고 계신 분은 박목사님이 유일하셨습니다. 박목사님의 섬선교 시작은 아버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선친 박도삼 장로님(1876-1956년)께서는 우리나라 섬 선교의 선구자이십니다. 110여 년 전, 성서공회 권서와 교역자이셨던 선친은 서남해안 일대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지금도 이들 섬에서는 이 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공적비가 전남 신안군 도초도(도초중앙교회)에 세워져있습니다. 박목사님이 선친의 뒤를 이어 섬선교에 관심을 가졌던 계기는 은퇴를 4년 앞둔 1983년, 선친의 발자취를 따라 다녔던 여름 한 달간의 섬순회였으며 이 일은 그 다음 해에도 계속되었으며, 교회를 은퇴한 이후에는 연중으로 바뀌었습니다. 목사님은 1948년 장로회신학교를 제1회 졸업하셨고, 1987년 대전남부교회를 끝으로 50년 반세기 동안 전념하셨던 교회 목회는 은퇴하셨지만 섬 순회 활동은 그 후 더 활발하셨습니다. 목사님은 가끔 병원 안과 진료만 받으실 뿐으로 별세하시기 전까지 매우 건강하셨습니다. 그러나 건강하다는 것만으로 섬 선교에 쏟는 열정을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한 영혼의 귀함을 늘 마음에 품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한 집 두 집 사는 저 섬에 누군가 복음을 전해야 될 터인데......” 목사님께서 늘 하시던 말씀입니다. 목사님의 생활은 청빈하고 검소하셨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큰 교단의 총회장을 역임한 분이시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더욱 존경을 받으셨습니다. 자녀들 역시 이런 뜻을 기려 가족장으로 조용하게 장례를 치렀습니다. 목사님께서는 95세 때까지 섬을 다니시며 오로지 한국의 섬만을 생각하신 분이셨습니다. 섬과 그곳 교회들을 사랑하는 뜨거운 열정이 없이는 칼날처럼 무섭게 날을 세운 파도 속으로 얼른 몸을 맡기지 못할 것입니다. 목사님께서는 저희들을 가르치시되 친히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이런 큰 스승을 모셨던 저희들은 한없이 행복했습니다. 목사님의 영상을 저희 선교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영상 항해일지에서 “박요한 목사의 섬사랑 24년” “곤한 몸 주께 의지하며” 입니다. 또한 “박요한 목사 칼럼”에서는 전국의 섬을 다니며 경험하였던 목사님의 선교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교회 원로에게서 듣는 한국 기독교회사는 가치를 더하게 될 것입니다. ▼ 박요한 목사의 섬사랑 24년 ▼ 곤한 몸 주께 의지하며 ▼ 박요한 목사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