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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바이러스가 주춤하는 사이 방주13호는 선체 세척작업과 엔진 부품을 교체하였다. 대각이도에서 만난 이형래 성도(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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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섬 주민들과 몸을 부딪치며 살다보니 어느 덧 섬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제 얼굴은 물론이고 곱던 아내의 얼굴이 강한 햇볕에 그을리며 변해갑니다. 매일 눈을 뜨면 파도 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또 그렇게 마무리 합니다. 처음 이곳 낙월교회에 부임할 때만 해도 도시에서 생활하던 저에게는 미지의 세계에 온 것 같았습니다. 그만큼 섬은 저에게 낯설었습니다.
걱정도 많았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이 곳에 오게 되었지만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60년 전 노정삼 전도사님에 의해 복음의 씨앗이 뿌려졌던 이곳 낙월도에 나를 보내신 하나님의 뜻과 또 내 사명은 과연 무엇일까? 깊이 묵상해 보았습니다. 이곳 정서에 맞는 삶을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선교선을 타고 이웃 무교회 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미리 그려보았습니다.
영광군 염산면 향화도 부두에서 뱃길 한 시간이면 도착하는 이곳 낙월도는 방주13호 정박지입니다. 지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하여 방주13호가 제한적인 활동이었다면 이제는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본격적인 운항을 앞두고 얼마 전에는 선교선을 땅으로 끌어올려 몇 가지 점검을 하였습니다. 먼저 선체 세척작업이었습니다. 바닷물과 갯벌에 기생하는 온갖 생물들이 배 밑에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수압펌프와 손으로 모두 벗겨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 그 곳에 AF페인트를 도색해서 기생 물체의 유입을 지연시키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엔진 하부 부품을 새것으로 교체하였습니다. 이렇게 해 주니 신부가 새 옷을 입은 듯 했으며, 운항 속도도 상당히 빨라졌습니다.
제일 먼저 간 곳은 대각이도입니다. 이 섬은 낙월도 북쪽에 있는데 중간 해역에 큰 모래섬, 일명 풀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전에 교회도 있었지만 한때 주민이 모두 떠나 무인도가 되었었고, 최근 몇 사람이 들어와 유인도서로 변했습니다.
섬에 도착해 살펴보니 인기척이 없고 조용했습니다. 얼마 후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가 있어 귀를 기울리니 섬에 거주하는 유일한 성도, 이형래씨 배 소리였습니다. 성도님을 만나는 순간 너무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그 분의 구릿빛 얼굴 속에서 주 안에 사는 기쁨을 알아볼 수 있었기에 기도는 더욱 각별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지만 준비한 선물을 드리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습니다.
앞으로도 방주13호는 쉼 없이 달려갈 겁니다. 정박지 낙월도와, 세상과 멀리 있는 무교회섬의 잊혀진 영혼들을 향해 닻을 올리겠습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아멘!//
- 박수언(한국섬선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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