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교회 순례(10)ㅣ지남교회
		서남해안 섬마을에는 복음이 '어떻게' 전해졌을까? 문득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바울 사도와 같이 우리나라 섬 전도여행을 처음 떠난 사람은 누구였지? 하며 '누가'라는 질문을 혼자 던져보게 된다. 정말 100여 년이 지난 그 옛날에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복음이 섬교회에 전파되어 지금 꽃을 피우고 있는 걸까? 박도삼(朴道三, 1876-1956) 장로를 맨 먼저 들 수 있다. 미국남장로회 소속으로 목포선교부에 있던 맹현리(맥컬리 H. McCallie) 선교사를 만나 세례를 받고 복음 전도자가 되었다. 돛단배에 의지해 신안(당시는 무안, 1968년에 무안에서 분리), 진도, 완도, 고흥 등의 섬을 돌아다니며 쪽복음으로 전도를 했다. 복음은 신안의 흑산도 일대를 지나 도초도와 인근의 여러 섬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많은 교회들이 생겨났다. 도초도의 지남교회도 그 때 세워졌다. 도초도에 우뚝 자리잡은 지남교회는 대한성서공회 권서(勸書)요, 교역자로서 섬 순회 전도를 한 박도삼 장로에 의해 개척되었다. 그 때가 1930년 8월이었다. 그런 만큼 교회의 역사가 굉장히 깊다. 그 다음 교역자로 활동한 사람은 최명길 목사(당시 전도사)였다. 최 목사는 도초도를 떠나 신학문을 공부하러 일본에 갔다가 예수를 믿게 되었으며 고향 섬에 돌아와서 여러 교회를 돌보았다. 이후 신사참배를 거부해 수감생활을 했으며 6.25 한국전쟁 때 공산군에 의해 순교를 당했다. 이후 여러 명의 교역자가 거쳐갔으나 초기에는 6.25 한국전쟁으로 자료가 불타버리고, 이후에도 변변한 기록이 별로 없다. 현재 교회를 섬기고 있는 손석규 목사는 2000년 7월에 부임했다. 정확한 기록이 없어서 11대로 부임했다고 짐작만 할 뿐이다. 도초도는 인구수가 3,400여 명이나 되는 큰 섬이고, 지남교회는 오랜 전통이 있는 교회로 전임 교역자의 피와 땀이 서린 교회여서 다른 섬교회에 비해 크나큰 어려움은 없었다. 교적부에 200여 명의 이름이 올라가 있고, 이 중 100여 명이 출석하고 있으니 섬교회에서는 특별한 경우에 해당한다. 섬이라는 것을 여실하게 말해주는 것은 장년들의 연령분포, 젊다고 말할 수 있는 50대가 10여 가정이 되고, 모두 60대 이후의 연로한 분들이다. 그럼에도 올 11월 중순에는 입당감사 예배를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드렸다. 도초도는 목포에서 일반선, 페리호, 쾌속선을 운항한다. 보통 육지에서 뱃길로 2시간 30분을 달려야 나오는 먼 섬이다. 최근에 유네스코가 '신안 다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했는데 도초도가 포함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주민들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청정바다에서 나는 것을 먹고 살 것만 같은데 벼농사를 많이 짓는다. 농지가 많고, 저수지가 있고, 동쪽 해안에는 천일염전이 자리한다. 교회가 자리한 지남리는 지남, 지북, 지동, 죽동 등 여러 마을을 포함하는 명칭으로 250 여 명이 살고 있다. 김 양식, 염전, 쌀과 여러 밭작물 재배, 특히 섬 곳곳의 구릉지에서 '섬초'로 유명한 시금치를 수확하여 수입을 올린다. 80여 년이란 세월이 흘러 오는 동안 지남교회는 섬 마을 주민들을 위해 한 일이 많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신앙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으며 교인들의 신앙 성장과 친교, 나눔을 실천했다. 여느 섬과는 달리 농사를 많이 지어서 농사에 관한 정보를 자주 나누었다. 섬 중앙에 너른 들판이 있어서다. 이 곳이 신안군 최대의 고란평야로 간척을 해서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삶 속의 어려움을 교인들이 서로 공유하며 감사의 생활을 해왔다. 전도 초창기에 복음 전도자들은 주민들이 완고하며 당제가 있고, 무속신앙이 강한 지역이라 마찰이 많았으며 쫓겨나기까지 했다. 그러한 고난을 감수한 복음이기에 사그라지지 않고 성령의 불이 붙어 오늘날의 섬교회가 되게 했다. 지남교회 앞에 세워진 '최명길 목사 순교비'와 도초중앙교회 정원에 세워진 '박도삼장로 선교기념비'를 보면서 이렇게나 먼 도초도까지 복음이 어떻게 전해졌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한 섬 북쪽의 비금도와 연결해주는 '서남문대교'를 거닐어보는 것도 기억에 남을 일이다. 도초도는 '꿈이 있는 인재의 고장'이라고 말을 한다. 복음이 일찍 들어와 훌륭한 일꾼들을 많이 길러낸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말할 수 있다. 섬에 자리한 도초중학교에 학생이 60여 명, 특히 도초고등학교는 '농산어촌 우수고'로 선정되어 학생수가 110여 명이나 된다. 기숙사를 완벽하게 갖춘 공립고교의 면모를 내년 봄에 갖추게 되어 인근 섬 학생들이 뭍으로 유학 가는 일은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 신앙으로 청소년을 지도하고 푸른 섬을 가꾸기 위해 지남교회와 도초도의 여러 교회가 감당해야 할 몫이 있어 감사하다. -편집실(한국섬선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