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교회 순례(15)ㅣ독거도교회
		바다와 섬은 '외로움'이라는 단어와 동의어인 것처럼 늘 따라다닌다. 그런데 섬 이름 중에 '독거도(獨巨島)'가 있어 놀랍다. 육지와 많이 떨어진 '외진 섬'이라는 뜻에서 독고도(獨孤島)로 불리다가 지금의 '독거도'가 되었다. 얼마나 외로움에 사무친 섬이란 말인가. 사람들은 이 섬에 이름 하나를 추가시켰다. '빠삐용'섬이라고. 독거도는 진도 팽목항에서 배를 하루 1회 운항한다. 여러 섬을 거치면서 그나마 이용자가 있어야 섬에 배를 댄다. 그래서 뱃시간을 맞추는 것이 여간 어려워 사람들이 노심초사한다. 일기가 좋지 않아 배가 뜨지 않으면 발이 묶인다. 정말이지 섬에 갔다가 파도를 만나면 옴짝달싹도 할 수가 없어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그래서 더욱 큰 외로움에 휩싸인다. 그만큼 문명과도 거리가 멀다. 이런 섬에도 교회가 우뚝 서있고, 하나님의 사랑이 머물고 있다. 독거도는 1992년에 교회가 세워지기까지는 복음과 단절된 채 어둠 가운데 있었다.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한국섬선교회에서 조립식 건물로 교회를 세웠고 건물은 5월에 완공되었으나 5개월이 되도록 들어갈 교역자가 없었다. 섬에 선뜻 들어가려는 목회자 찾기가 어려웠던 것, 유배지와 다름없는 빠삐용 섬이라는 것이 실감나는 기간이었다. 적임자를 그렇게 찾다가 1992년 10월에 김성춘 목사가 독거도교회 제1대 교역자로 파송되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18평의 작은 교회는 낡을 대로 낡아 해풍에 양철이 삭고 종탑은 부식되었다.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당시 30명이 살던 작은 섬에서 뭍으로 나가는 사람이 여러 명 있는가 하면 6명은 별세했다. 500년 대대로 유교의식에 젖어 살던 조장섭 할아버지를 5년 동안 업고 교회로 와서 같이 예배를 드린 것과 91세로 소천했을 때 기독교 장례로 모셨던 그 순간을 김 목사는 오래도록 잊지 못한다. 김 목사는 화창한 봄날에 여름의 장마철을 대비해 이른 아침부터 사택에 가파천을 씌우려고 했다. 섬에 발전소가 들어설 때 남은 자재를 가져다가 10평 가량의 사택을 지었는데 지붕이 텐트여서 5년마다 수리를 해오고 있다. 이것도 누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혼자서 이 일을 한다. 주민 인구라고 해봐야 11세대 17명이 전부다. 이 중 나이든 여성분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힘들다는 마을 이장 일도 여성이 척척 해낸다. 17명 마을 주민 중에 14명이 교인에 나오고 있다. 대부분이 70세 이상의 연로한 분이다. 그리고 독거도 내연발전소에서 일하는 5명의 직원이 있기는 하지만 목포에 집을 두고 있어 쉬는 날이면 뭍으로 나가 예배에는 참석을 못하는 형편이다. 독거도의 특산물은 전국에서도 이름이 높은 자연산 돌미역이다. 이것을 빼면 딱히 주산업이라고 말할 것이 없는 섬이기도 하다. 여름 한철에 하는 이 미역농사를 위해서 주민들은 사계절 내내 공을 들인다. 겨울에는 해마다 미역 포자가 잘 붙도록 갯바위 청소와 잡초 제거작업을 한다. 2~3월에 물이 빠지는 날을 택해 주민 전체가 갯닦이에 나서 마을에는 사람 한 명 찾을 수 없다. 봄에는 빼꼼히 고개 내민 미역의 싹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준다. 그리고 여름에는 미역일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고된 노동을 한다. 무섭게 다가오는 태풍이 미역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잘 견뎌내고 있다. 이런 거친 환경에서 섬사람들이 교회를 희망으로 삼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한 목회자가 20여 년 간 든든히 섬을 지키고 있어서다. - 편집실(한국섬선교회 ▼)
	노인 몇 세대만 남은 마을 전경 독거도 앞 바다 전경 독거도 특산품 미역 생선 말리는 지붕 김성춘 목사와 김순영 사모 성도의 집에서 드리는 가정예배 김성춘 목사와 노인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