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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요~ 삐요오~ 삐익~ 삑~ 봄가을이면 도요새와 물떼새들의 중간 이동 서식지가 되고, 겨울이면 희귀종인 검은머리물떼새가 날아와 월동하는 새들의 천국이 유부도다. 그만큼 인적이 드문 섬이어서 검은머리물떼새가 겨울을 나고, 또한 적은 수가 섬에서 번식을 한다. 멋스럽게 희귀 철새들이 비행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생태사진가들이 찾을 뿐 외지인들의 발길은 뜸하다.
유부도는 충남 서천의 장항 항에서 직선거리로 8.5㎞ 가량 떨어져 있고, 전북 군산의 오식도동 해안에서는 눈에 잡힐 듯 더 가까이 보인다. 이렇게 육지와 지척에 있으면서도 교통의 오지에 속하는 섬으로 분류된다. 물이 들어와야 육지로 나가는데 마땅한 정기 배편이 없어서 개인이 갖고 있는 소형어선(선외기)으로 뱃길을 다녀야 하는 것이다. 이마저도 바다에 간만의 차가 유달리 커서 육지 왕래가 어렵다. 그야말로 외딴 섬이다.
금강이 서해안으로 흘러드는 곳인 금강 하구에 위치한 서천군 유일의 섬, 행정 구역상 장항에 속하나 거리가 가까운 군산의 장산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10분 이내에 도착한다. 워낙 작은 섬이라 육지인 장항읍의 송림2리와 같은 마을 이름을 갖고 있다. 그래서 마을 대표를 이장이라 하지 않고 반장이라 부른다. 주민들은 32세대 50여 명 정도(유동적)로 소수의 인구가 살고 있다.
이 섬에 갈릴리교회가 세워진 것은 1988년 4월이다. 정신요양원 시설을 섬에서 운영하던 장로 한 사람이 마음에 감동을 받아 교회를 세우고 교역자를 모셔왔다. 처음 부임한 전도사는 한 1년 간 있다가 떠났다. 이후 김성철 전도사가 들어와 사명으로 열심히 교회를 돌봤다. 그렇게 10년 간 터를 닦아놓은 교회 후임으로 김광수 목사(55세)가 1999년 11월에 들어왔다. 들어올 때도 교인이 10여 명, 11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10여 명이다. 전도를 해서 사람들이 예수를 영접했지만 뭍으로 떠나거나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교인 수는 늘 그대로다.
유부도는 이렇게 육지와 떨어진 섬이라는 한계 때문에 주민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돗물 대신 빗물을 받아 사용하거나 육지에서 물을 길어다먹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광수 목사와 반장, 주민들이 힘을 모았다. 물이 귀한 섬에서 지금은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콸콸 나오니 살기가 참 편해졌다. 그러나 어패류가 사라지고 없어 1~2개월은 일하러 육지에 나가 있다. 이런 현실을 바라보는 김 목사의 마음도 편치가 않다.
주민들은 하루하루 그때의 물때에 맞춰 바다의 생명체들과 함께 생활해 왔다. 갯벌에서 조개를 캐며 바다 농사를 하고, 갯벌의 풍요 속에 살았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바닷길이 열리면 경운기로 꼬막(동죽)과 추억잡고, 노을 실어 집으로 돌아가는 섬'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다르다. 금강하구는 둑으로 막히고, 섬 앞을 군산매립지가 막고 있어 토사가 쌓였다. 결국 생태계가 변해 갯벌에 지천이었던 조개씨가 말라버렸다. 드넓은 모래밭과 개펄을 종횡무진 누비던 경운기가 이제는 무색할 정도다. 백합과 동죽, 생죽 같은 어패류를 잡기 위해 힘들게 까꾸리질을 해보아도 수확한 것이 없어 조개 채취를 포기했다. 이것을 본 서천군이 가무락(모시조개) 종패(씨앗)를 작년에 지원해 주어 양식장에 뿌렸다. 주민들은 자식 키우듯 종패가 성패가 되도록 돌보며 수입원을 마련하려 애를 쓴다.
섬에 사는 주민들의 나이는 75세 전후다. 86세, 80세, 70대, 65세 이상, 그리고 드물게 40대가 있다. 여기서 예외적으로 초등학교 5학년인 김경환 군이 산다. 물론 이 아이가 교회의 유일한 주일학교 학생이다. 노인들만 사는 섬에 40대 중반인 경환 군의 아버지가 전북 김제에서 새만금방조제로 어업에 어려움이 있어 가족을 이끌고 2006년에 유부도로 생활 터전을 옮겨왔다. 1973년 3월에 문을 연 송림초등학교 유부도 분교의 1명뿐인 유부도 아이인 셈, 그 외 몇 명이 외지에서 들어와 분교가 겨우 명맥을 잇는다.
얼마 전에 가동한 군산복합화력발전소에서 온배수를 배출해 금강 앞바다 어장이 황폐화되고 있고, 유부도도 그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렇게 볼 때 섬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만 같다. 그런 가운데서도 유부도는 현재 서천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증대시키는 일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유부도 사람들과 갈릴리교회는 묵묵히 섬을 지켜낸다. 육지가 가깝고도 먼 섬이라서 아프면 주민들이 교회를 먼저 찾는다. 교회에 상비약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 영혼을 돌보는 목자가 섬에 있고, 교회가 있다는 것이 곧 섬주민에게 힘으로 연결된다. 바닷가 한쪽에 자리한 25평 규모의 갈릴리교회가 결코 작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다.
- 편집실(한국섬선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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