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섬(13)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	이베리아 반도에 자리한 스페인하면 먼저 투우(사)와 플라맹고, 축구, 돈키호테, 카르멘, 집시, 무적함대, 토마토축제가 생각난다. 또한 아름답게 빛나는 태양, 지중해, 춤과 음악이 있는 정열적인 나라로 기억이 된다. 유럽에 있으면서도 또 다른 유럽의 모습을 보여주는 스페인은 한때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릴 만큼 자신만만했다. 이번에는 지중해 연안 서쪽 끝에 자리한 스페인의 섬으로~! 에메랄드빛 지중해와 이글거리는 태양이 사람을 향해 손짓하는 곳, 아름다운 마요르카(Mallorca)로 떠나본다. 이 곳에 가면 천천히 가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스페인의 마드리드까지 13시간 30분 정도, 다시 스페인 국내선을 타고 1시간 10분 가량을 날아가야 마요르카가 나온다. 우리나라와의 시차는 원래 8시간이나 서머타임이 적용되는 하절기(약 4월~10월말)에는 7시간이 늦다. 발레아레스 제도의 관문, 마요르카 마요르카(스페인어: Islas de Mallorca, Majorca Islands)는 스페인에서 가장 큰 섬으로 지중해에 고요히 떠있는 발레아레스 제도에 속한다. 이 제도의 관문이 마요르카이며 메노르카(Menorca), 이비사(Ibiza,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포르멘테라(Formentera)등 큰 섬과 작은 섬을 모두 합치면 16개의 섬이 자리한다. 현지인들은 마요르카 섬을 '작은 바위'라 부른다. 스페인 자치지역의 하나로 섬의 면적은 제주도의 약 2배, 본토에서 약 96km 떨어져 있다. 공용어는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이다. 유럽에서 '마요르카 섬'이라는 단어는 1960년대부터 '관광의 대중화'를 가리키는 말로 통한다. 유럽인들이 한 달 여 간의 휴가를 여유 있게 보내고 싶어하는 섬인 것이다. 지중해를 끼고 경치와 날씨가 좋아 유럽 최고의 휴양지로 명성을 떨친다. 스페인 왕족들이 왕궁 별장으로 여름휴가를 보내기도 했고, 할리우드 스타들이 자주 다녀가고 있다. 스페인의 본토에서도 많은 노동자들이 이주해 왔으며 관광객들이 계속 몰려와 섬은 활기가 넘친다. 지하수가 풍부해 물이 부족할 염려가 하나 없다. 맑은 날이 연중 300일 이상인 해양성기후로 여름에는 덥지 않고, 겨울에는 춥지 않아 언제라도 쉬어가기에 좋다. 좋은 기후 조건에 힘입어 농업과 축산업이 발달했고, 지중해의 바람으로 풍차를 돌려 관개용수를 이용해 오렌지, 올리브, 포도 등을 많이 재배한다. 온화한 날씨가 좋아서 추운 지역에 사는 북유럽 사람들이 필마를 피한지(避寒地)로 삼는다. 마요르카에서 알려진 도시로는 팔마 데 마요르카, 발데모사, 소예르, 잉카 등이 있다. 가장 번화한 도시, 팔마 섬의 남쪽에 자리한 팔마(=팔마 데 마요르카, Palma de Mallorca)는 섬에서 제일 크고 번화한 도시다. 주민들 대다수가 이 도시에 거주한다. 휴양 항구도시이자 대표적인 경제와 행정, 관광도시로서 팔마 만(Bay of Palma)을 따라 부채꼴 모양을 하고 있다. 1967년에 문을 연 팔마 데 마요르카 국제공항(PMI)은 마드리드 공항과 바르셀로나 공항에 이어 3번째로 크며 팔마 시내에서 약 8km 떨어진 가까운 곳에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페리를 이용하면 포르트피(Portpi) 항에 도착한다. 도시 이름은 로마시대에 생겼다. 당시 로마는 아프리카 주요 도시로 가는 출발지였는데 마요르카에 팔마리아(Palmaria)를 세우게 되어 붙여졌다. 그리고 '팔마'는 야자나무 팜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한다. 여전히 팔마는 유럽과 아프리카를 연결해 주는 지중해의 상업중계지가 되고 있다. 오래된 도시답게 가끔 고대 유물이 발견되곤 한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활발하게 도시확장이 팔마에 이루어졌고, 최근에는 시청 주도로 현대화 계획이 추진되었다. 세계 명품과 지역토산품, 고급 레스토랑과 가게, 카페 등이 레이나 광장, 베일러 광장, 람블라 거리, 하이메 3세 거리 등을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해안과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역과 팔마 만을 중심으로 고급호텔 등이 들어선 신시가지역, 항구지역으로 나누어진다. 여러 궁전, 동양적인 것과 신고딕주의가 혼합된 호텔, 마요르카 명문의 시내 저택인 파티오(Patio, 안마당) 등 다양한 문화와 역사가 팔마에 같이 존재한다. 웅장한 마요르카 팔마 대성당 유럽에서 가장 큰 성당 중 하나인 '마요르카 팔마 대성당(Cathedral of Mallorca)'은 팔마 시 중앙의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자리한다. 레이나 광장에서 걸어서 3분이면 갈 수 있다. 1230부터 공사를 시작해 370년이나 걸려서 1600년경에 완공했다. 가장 높은 중앙 부분이 무려 44m, 안길이 121m, 폭 55m, 고딕 양식의 건축물로 웅장함을 자랑한다. 19세기에 지진으로 일부가 손상되어 재건되었다. 이후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건축을 맡아 1902년부터 1914년까지 다시 개축하였다. 새로운 주제 단을 설치하고, 세부 장식과 기도석을 안으로 옮기는 등 작업을 진행했으나 건축업자와의 마찰, 복원을 의뢰한 주교의 사망으로 작업이 중단되었다. 그렇지만 가우디가 복원공사를 맡아 더 유명해졌고, 그 유명세를 타고 관광객이 더 많이 모여든다. 남아있는 거대한 가지 촛대, 설교대, 계단, 닫집 장식과 왕의 예배당이 가우디의 작품이다. 지중해와 마주하고 있는 이 성당이 마요르카 섬의 상징이 되고 있으며 섬의 오랜 역사와 종교, 예술을 말해 준다. 안익태 선생의 발자취와 지중해에 흐르는 우리 가락 마요르카 하면 떠오르는 음악가가 바로 애국가의 작곡자 안익태(安益泰, 1906~1965) 선생이다. 다른 나라 민요 곡조에 애국가를 붙여 노래하는 것을 보고 1935년 11월에 완성했다. 그는 마요르카 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1946년에 건너가 섬에 20년 간 정착했고, 마요르카 섬의 아름다운 풍광을 소재로 단악장 형식의 교향시 '마요르카'를 1948년에 작곡했다. 그의 지휘로 마요르카 심포니오케스트라가 초연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스페인에 사는 유족들이 안익태 기념재단에 기증한 유품을 정리하는 중에 이 교향시의 친필 악보가 발견되었다. 교향시 '마요르카'는 우리나라의 흥겨운 장구 장단이 들어간 서정적이면서도 화려한 곡이다. 반음계 선율과 한국의 5음계가 어우러져 있다. 마요르카 섬의 풍광을 잘 담아낸 '한국적 가락 마요르카'가 이 섬에 울려 퍼지는 것을 상상만 해도 즐거워진다. 팔마 시장의 편지가 들어있는 '마요르카와 안익태'라는 책까지 출판되어 나와 있다. 안익태 선생의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2006년에 팔마시 보르네 광장에 '소리의 그림자'라는 제목의 기념 조형물을 경기도와 팔마시가 함께 세웠다. 이 곳은 팔마의 왕궁 바로 앞에 위치한 도심 한가운데의 최고 번화가로,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다. 조형물을 보고 있으면 꼭 음파가 하늘 높이 울려 퍼지는 것처럼 보인다. 높이 ８m의 철기둥 3개다. 안익태 선생이 살았던 집은 기념관으로 잘 보존되어 있으며 태극 문양의 한글 문패를 달아 놓았다. 로리타 안 여사와 함께 다정하게 찍은 부부사진이 퍽 인상적이다. 그는 지휘자이기 이전에 첼리스트로서 어릴 적부터 손에 잡은 악기(바이올린, 트럼펫, 첼로)를 지독하게 연습한 '연습벌레'였다고 전해진다. 또한 곡을 한 번 작곡하고 난 이후에도 계속 수정 작업을 거쳐 곡을 완성하는 최선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마에스트로'란 대음악가나 명지휘자에게 붙이는 경칭인데 마요르카에서는 'Maestro Eak tai Ahn'으로 이름높다. 머나먼 낯선 땅에서 얼마나 열심히 살았을지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소팽의 숨결, 카르투하 수도원 "쇼팽은 병으로 자기 속에 틀어박혀서 다른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고 사람들을 절망시켰다. 그의 정신은 상한 장미잎사귀 하나에도, 조그만 곤충의 그림자에도 상처를 받고 피를 흘렸다(조르쥬 상드)." 발데모사(Valdemosa)의 카르투하(카르투지오 수도회) 수도원은 쇼팽과 그의 연인 조르쥬 상드가 함께 추운 겨울을 보낸 곳이다. 문학가인 조르쥬 상드는 말많은 프랑스 사교계를 떠나 이 곳에 왔는데 쇼팽이 얼마나 힘든 상황을 보내고 있었는지를 위의 말에서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이들이 묵은 방은 현재 쇼팽 박물관으로 개방되고 있다. 쇼팽의 얼굴과 손의 석고형상, 친필 악보, 쇼팽이 애용한 피아노가 전시되어 있다. 특히 피아노는 파리에서 배에 싣고 한 달 넘게 바다를 건너왔다고 전해진다. 수도원의 그림 같은 모습이 퍽 인상적이다. 1839년 요양을 하기 위해 이 수도원에서 머물며 병마와 싸우면서도 쇼팽의 전주곡 작품 28번, '빗방울 전주곡'이라는 부제가 붙은 명곡을 작곡해 숙연함이 감돈다. 쇼팽이 이 수도원을 떠난 2월 11일에는 쇼핑 음악제가 열린다. 후안 미로 미술관 후안 미로(Joan Miro, 1893~1983)는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화가다. 그가 마요르카에서 27년 간 보냈던 곳이 미술관으로 꾸며져 있다. 이는 미로 부부가 팔마 시에 기증하여 된 것으로 1992년에 개관했다. 뒤쪽에 미로가 노년을 보낸 아틀리에가 있다. 그의 작품은 보는 사람에 따라 작품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밤'이라는 작품 설명은 이렇다. 오른쪽에 작은 점을 태양으로 그려놓았는데 태양이 바다로 넘어가서 왼쪽에 어둠이 다가와 밤이라는 것이다. 미로는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 '새에게 돌 던지는 사람', '달 보고 짖는 개', '회화', '어릿광대의 사육제' 등 독창적인 그림들과 자신만의 고유한 표현 기법이 풍부하게 녹아있는 여러 점의 그림들을 남겼다. 그의 순수한 그림세계는 찾는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준다. 또 다른 관광 명소들 팔마 대성당 옆에는 아랍 양식의 색다른 알무다이나 궁전(Palau de la Almudaina)이 자리잡고 있다. '알무다이나'란 이슬람어로 '성벽'을 뜻한다. 이슬람이 지배할 당시 영주가 쓰던 성을 개조하여 왕궁으로 삼았다. 안의 군사시설은 사진촬영 금지구역이다. 국왕의 공저 가운데 하나이며 일부는 박물관으로 사용한다. 국빈을 접대할 때에는 입장할 수 없어 관람 불가다. 궁전 안쪽 왕비의 뜰 안에 있는 이슬람교도들이 만든 목욕탕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북쪽 언덕의 원형 성벽인 벨베르 성(Castell de Bellver)은 '조망이 아름다운 성, 또는 아름다운 전망'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팔마 시내의 아름다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13세기에 왕의 별궁으로 지어졌으며 18세기부터 19세기 초에는 감옥으로 사용되었다. 현재는 스페인 왕족의 여름별장이며 문화와 예술 공간으로 활용된다. 그리고 살아있는 동굴을 포르토 크리스토 지구에 가면 볼 수 있다. 프랑스 탐험가에 의해 발견된 드라크 종유동굴(Cuevas del Drach)은 아직도 종유석이 계속 자라난다. 비단견, 이티 손가락, 부처님 종유석 등 종유석의 별명이 여러 가지다. 종유석과 지중해 물이 흘러 들어와 생긴 커다란 마르텔 지하호수가 사람을 놀라게 한다. 여기서 보트를 타볼 수도 있다. 마요르카 인공진주와 유리공예 세계적으로 알려진 브랜드가 '마요르카 인공진주'다. 마을 전체가 가내수공업으로 핵진주를 제작, 판매한다. 손으로 직접 알알이 비단실 매듭처리를 처리하여 만든 인공진주 분야의 명품, 국제보증서를 첨부해 세계 각 나라로 수출한다. 그리고 유리공예가 발달했는데 유리, 스테인드 글래스, 램프, 장신구 등 섬세한 유리공예 제품이 많다. 잉카지역은 가죽으로 만든 신발이 꽤 유명해 가게에서 피혁제품 신발을 쉽게 볼 수 있다. 오렌지(소예르産이 유명), 올리브, 포도, 레몬 등의 향토 농산물과 도자기 등도 지역경제에 큰 몫을 한다. 살기 좋은 곳, 마요르카 쾌적한 환경과 따뜻한 날씨, 편리한 교통, 낮은 물가, 레저와 문화 시설의 발달, 낮은 범죄율로 인해 2004년에 '배런스(바론즈, Barron's)라는 투자전문지 선정 살기 좋은 7대 도시에 마요르카가 뽑혔다. 거기다가 스페인에서 숙박시설을 제일 많이 갖춘 곳이라서 관광객이 찾아가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200개의 해수욕장과 이름 모를 300여 개의 해수욕장까지 합쳐 500개가 족히 된다고 하니 사람이 아무리 많이 방문해도 한적한 시간을 해변에서 보낼 수 있다. 평소 꿈꾸던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 아래 누워보는 소원은 여기서 이루어진다. 포르탈스 항구에 정박해 있는 화려한 고급 요트가 섬의 인기도를 말해 준다. 길거리는 한낮의 시에스타(낮잠)로 고요해지다가도 밤늦게까지 바(Bar)나 카페테리아에서 왁자지껄 사람들 소리가 크게 들린다. 음식점에서는 빠에야를 비롯한 생선과 올리브를 이용한 지중해 음식이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모두 새로운 경험이다. 색다른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순박한 나무(목제)열차를 타고 소예르(Soller)에 가보면 좋다. 1921년부터 소예로 철도는 그렇게 달리고 있으니까. 거기에 가서 고풍스런 15세기 건물을 만나고, 또 맛있는 오렌지를 한 입 먹는 맛도 일품이다. 히딩크 감독의 별장이 있다! 섬의 극장과 유명 사원에서는 매 주일마다 클래식 음악 연주회가 열리고 거리의 악사를 쉽게 만날 수 있는 음악과 정열이 넘치는 마요르카! 안익태 선생이 작곡한 교향시 '마요르카'가 어디선가 들려올 것만 같다. 우리나라 안익태 선생과 그 가족의 숨결이 묻어있는 마요르카, 이 섬에 여러 나라의 예술가와 작가, 유명 연예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유가 예술가의 혼이 살아있고, 또한 지중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어서이지 않을까 싶다. 스페인은 축구라면 사족을 못 쓴다. 국왕과 국민, 온 나라가 축구에 열광하며 웃고 운다. 그런 나라답게 마요르카 지역을 연고로 하는 RCD 마요르카 축구팀의 프리메라리가 활약 중이다. 우리에게 큰 인상을 남긴 히딩크 축구감독의 별장도 마요르카에 있으니 이래저래 스페인하면 축구가 머리에 떠오르게 되어 있다.// (자료 사진) 1.EBS 방송 -한국섬선교회 편집실 ▼ ◀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