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섬(18)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	맑은 음색으로 노래 잘하는 사람을 보면 보통 카나리아(Canary Bird) 같다고 말한다. 그만큼 애완용으로 키우는 카나리아는 우리와 친숙하다. 그런데 새 이름과 똑같은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한다. 바다 한복판 대서양의 최서단에 자리한 카나리아 제도(Canary Islands)~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와도 관계가 있고, 휘파람 언어라는 공용어로 대화하는 오지마을이 있어 세계인에게 주목을 받는다. 지금도 이 별난 언어를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다니 놀랍다. 카나리아는 북서아프리카의 서사하라에서 서쪽으로 108km 가량 떨어져 있다. 섬이 어디쯤에 있는지 얼른 감이 안 잡히면 모로코를 떠올리면 된다. 스페인 남서쪽 모로코 해안 가까이에 섬은 떠 있다. 스페인 본토가 있는 유럽에 속해 있지만 거리 상으로 아프리카 대륙이 훨씬 가깝다. 섬에는 바다와 사막, 화산활동이 공존한다. 독특한 풍경을 연출하는 달콤하고 평화로운 해피 아일랜드(Happy Islands), 스페인이 자랑하는 카나리아 섬으로~! 열대바람이 부는 나라 카나리아 제도는 7개의 큰 섬과 6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오래 전부터 이 섬에 스페인 사람들이 건너와서 살았다. '해피아일랜드'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1496년에 스페인에 편입된 스페인 자치제, 공용어는 스페인어다. 카스티야어와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아 고어를 쓰기도 한다. 로마 가톨릭을 믿는 사람이 많다. 통화는 유로화를 사용하며 스페인 본토와 1시간의 시차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약 21시간이 걸린다. 위치상 아열대성 기후로 연 평균기온이 20~25도다. 무역풍이 지나는 길에 자리해 무역풍의 영향을 받아 습기가 있으면서도 또한 건조하다. 콜럼버스는 당시에 북동무역풍의 힘을 입어 대서양을 횡단했다. 여행하기에 좋은 시기는 3~5월, 11~12월이다. 12~3월에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다. 온화한 기후, 비옥한 토양에서 자라는 각종 먹을거리, 다양한 경관과 독특한 식물이 있어 여행이 즐겁다. 섬의 원주민은 구안(관)체족(Guanche)과 카나리오족(Canario)이 있다.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되며 카나리아 제도 동쪽과 서쪽 섬에서 그들 나름대로 고유의 삶을 살았다. 지금은 카나리아 제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카나리오족이라고 부른다. 민속축제가 열리는 날에는 남녀가 민속의상인 흰 양모로 만든 망토를 입는다. 관개사업을 위해 농민조합인 에레다데스가 설립되었다. 바나나와 토마토, 포도, 사탕수수, 감귤류, 담배가 많이 생산되며 농업과 관광업 외에 건설업과 수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행정구역상 하나의 주를 이루었다가 1927년에 동서로 라스팔마스(데그란카나리아)와 산타크루스데테네리페로 분리되었다. 라스팔마스데그란카나리아 주에는 그란 카나리아(Gran Canaria), 푸에르테벤투라(Fuerteventura), 란사로테(Lanzarote), 그리고 알레그란사, 그라시오사, 로보스 등 3개의 작은 유인도와 무인도가 들어갔다. 산타크루스데테네리페 주는 테네리페(Tenerife, Teneriffa, Teneiffe), 라팔마(LA Palma), 고메라(Gomera), 페로(Hierro)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 이름이 왜 카나리아? 섬의 옛 이름은 아포르투나, 지금과 같이 카나리아 제도라고 불리게 된 것은 이 섬에 살던 커다란 들개(카네, 프레사 카나리오)를 보고 옛날 로마인들이 '개의 섬(인술레 카나리에, 플리니우스의 '박물지'에 저술)'이라고 부른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카나리아 새의 원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섬과 부근의 섬에 카나리아 새가 많이 살고 있어서 섬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설이다. 유력한 설이기는 하지만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아무튼 16세기에 스페인 사람이 갈색의 야생 카나리아를 이탈리아로 가져가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해 이후로 잉꼬, 십자매와 함께 큰사랑을 받아왔다.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새라 탄산가스 농도가 조금만 올라가면 살지 못한다. 역사적인 섬, 카나리아 제도 탐험가 콜럼버스(Columbus, Christopher)의 배들은 1492년 8월 3일에 스페인 이사벨라 여왕의 원조로 신대륙 발견의 길에 올랐다. 산타마리아호, 니냐호, 핀타호, 이 세 척의 범선과 150명의 선원을 이끌고 가던 중에 카나리아 제도에 첫 기항한다. 핀타호의 키가 부러져 항해 28일만에 섬에 정박한 것이다. 배의 키 수리와 닻 교체, 물과 식량 등의 물자공급을 받고, 다시 힘을 얻은 콜럼버스 일행은 카나리아제도를 거쳐 서쪽으로 서쪽으로 끝없는 대서양 항해를 거듭한다. 그리고 물 위를 누비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그 해 10월 12일에 신대륙을 발견하는 역사적 순간을 맞는다. 이후 카나리아 제도는 대서양을 항해하는 스페인의 거점이 되어 주었고, 오늘날까지 유럽과 아프리카, 아메리카를 잇는 대서양의 기착점이 되고 있다. 그란 카나리아 섬 카나리아 제도의 중심 섬답게 인구 80여 만 명이 살고 있다. 나라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셈이다. 여행자들이 처음 도착하는 모간 항구는 작은 베네치아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답다. 곳곳에서 보게 되는 발코니 양식의 전통주택과 주말에 열리는 전통시장에서 만나는 각종 수공예품,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 초로의 할머니가 만드는 소금구이 군밤, 대서양을 내려다보는 마을 테미사스, 사하라 사막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온 모래가 만들어낸 마스 팔로마스의 모래언덕(듄, Dune), 서쪽 해안가의 검은 모래해변, 파도와 한몸이 되어 너른 대서양의 품에 안기는 수상 스포츠족이 퍽 인상적이다. 라스 팔마스는 원양어업의 전진기지이며 우리나라 어선들도 많이 머물고 있다. 중심부에는 가장 큰 화산 분화구(칼데라)가 자리한다. 붕괴되어 움푹 패인 분화구는 마치 거대한 가마솥과 같은 형상이다. 칼데라의 전 지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소나무 숲이 빽빽하게 덮고 있다. 여기에는 카나리아 소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산타아나 대성당과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기념관, 15세기 후반의 오래된 집들이 볼만하다. 북유럽에 사는 사람들이 추위를 피해 11~4월까지 많이 찾는다. 란사로테 그란 카나리아에서 경비행기로 1시간 정도가 걸리는 란사로테는 화산섬의 전형을 보여주는데 마치 달 표면처럼 보인다. 여러 차례의 거대한 화산폭발과 불어오는 사막의 뜨거운 열풍이 기이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응고된 용암이 잘 보존되어 있다. 날아오르는 화산 표면의 수증기와 용암 덩어리가 뿜어내는 뜨거운 열, 별난 바다, 별난 산, 기암괴석, 바다로 흘러가는 용암의 자국은 신비스럽기까지 하여 영화(브로큰 임브레이스)에도 등장했다. 화산 폭발이 심하게 일어나 섬의 20%가 매몰되었다. 사라진 것이 있는 반면에 분화의 잔재로 토양에 습기가 있어서 비가 오지 않아도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포도나무, 무화과나무, 토마토, 옥수수 등은 농작물의 높은 다양성을 보여준다. 하리아(Haria)'에는 녹색의 와인 루트가 펼쳐지고, 화산암으로 벽을 쌓은 웅덩이 농원 포도밭은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라 게리아' 계곡의 포도밭은 한 폭의 대지 미술이랄까. 뉴욕의 한 미술관으로부터 특별상을 받아 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1993년에 유네스코에서 섬 전체를 보존구역으로 지정했다. 티마파야(Timanfaya) 국립공원은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지구에서 가장 긴 용암해저동굴을 만날 수 있다. 오랜 시간 속에서 살아오고 있는 갈라스의 장님게, 과거에 이곳에 살던 사람의 교통수단인 낙타는 300여개의 분화구를 순회하는 여행객을 태우고 지나간다. 낙타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의 낙타행렬이 볼만하다. 마그마에 순간적으로 물을 부으면 분수가 위로 솟는 모습, 화산의 열로 요리하는 화산 직화구이와 바비큐 요리가 별미다. 테네리페 섬 테이데 화산은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크며 스페인의 최고봉(테이데 봉, 3,718m)이다. 하와이의 마우나 케아 화산(Mauna Kea)과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화산을 떠올릴 만큼 규모가 아주 크다. 현재 휴화산이며 20세기 초반에 마지막 분출이 일어났다. 직경 20㎞가 넘는 거대한 분화구가 산정에 자리한다. 이 웅장한 화산은 테이데 국립 공원을 이룬다. 대서양에서 밀려오는 구름 위로 우뚝 솟은 화산은 멋진 장관을 연출해 사람들은 보통 '구름 위로 솟은 암석 정원'이라고 부른다. 고산지대의 황량한 암석지대 위에 늦봄이나 초여름에는 식물들이 살아나 예쁜 암석정원을 만들어낸다. 빨간 꽃송이가 돋보이는 붉은 타히나스테, 해발 3,700여 미터에 달하는 화산지대의 악조건에서 자라는 테이데 제비꽃, 라일락꽃이 고운 자태를 뽐낸다. 섬에는 스페인 식민지 이전시대의 모습인 골목도시가 곳곳에 남아있다. 또한 골목 표지판에서 토착 원주민인 구안(관)체족(Guanche)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 건너와 섬의 산속 동굴에서 살았던 구안체족은 문자가 없어서 사람의 형상을 가지고 여러 상징들을 만든 구안체를 사용했다. 15세기에 식민대상이었던 원주민들은 남아서 힘들게 노예로 살거나 멀리 추방되었다. 이후로 멸족하고 말았다. 원주민의 전통경기인 '루차 카나리아'가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다. 모래판이나 매트에서 하며 우리나라의 씨름과 비슷하다. 단체전보다는 대부분이 단체전 경기다. 스페인 대표선수들이 우리나라 대학생들과 2011년 올 초에 첫째 판은 씨름, 둘째 판은 루차 카나리아로 승부를 벌였다. 그리고 섬사람들은 교육을 통해 문맹률이 낮아졌으며 1710년에 라라그나종합대학이 테네리페에 설립되었다. 1972년에 문을 연 Loro Parque 동물원의 이색 동물들이 여행자들의 관심을 끈다. 대형동물원에는 힘이 센 고릴라, 펭귄, 바다사자, 맹수 등이 산다. 그리고 이구아나, 마모셋 원숭이, 초록 곰치, 고래, 당나귀, 야생에서 자라 어두운 색을 띠는 카나리아 새, 아로나 마을의 로메리아 축제 등 가는 곳마다 반겨주는 것들이 많다. 카타마란(catamaran) 요트를 타고 바다를 유유히 유람하다가 점프하는 고래를 만나면 바다 소풍의 즐거움은 두 배가 된다. 고메라 섬, 불어라 휘파람 고메라는 카나리아 제도의 서쪽 섬으로 콜럼버스가 신대륙 항해 때에 거쳐간 섬이다. 그린 카나리아에 먼저 들러서 배를 수리한 후에 콜럼버스는 이 섬에 묵었다. 화산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냉각되면서 만든 현무암 기둥과 바닷물의 해안침식이 빚어낸 해안절벽, 다양한 식물군이 아름답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가라호나이 국립공원이 자리하며 섬의 10%에 해당한다. 고메라 섬의 '대왕의 계곡'이라는 마을은 협곡이 많은 산에 집이 있어서 가까운 거리라도 왕래가 힘들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휘파람 언어다. 들리는 언어 그대로를 휘파람으로~! 높낮이와 길이가 다른 수많은 고메라 휘파람 언어는 특별한 공용어, 산등성이에서 산등성이로 계곡을 가로질러 멀리까지 소리가 잘 전달된다. 이렇게 고대 사람들은 계곡 건너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전통을 지키기 위해서 몇 년 전부터 지역학교에서는 수업시간을 이용해 휘파람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직접 가르친다. 휘파람 언어, 휘파람 통신은 '실보(Silbo)' 또는 '실보 고메로(Silbo Gomero)'라고 말한다. 1999년에 카나리아 지역 유산이 되었고, 2009년 9월에는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La Isla Bonita(아름다운 섬), 카나리아 제도 라이슬라보니따(La Isla Bonita)~ 이곳이 내가 있고 싶은 곳, 따뜻한 바람이 바다위로 실려오고, 아름다운 얼굴들, 이 세상의 근심걱정 없는 곳, 자연은 거칠 것 없고 자유롭지요.♩♬♪ 마돈나의 노랫말 속에 카나리아 제도의 아름다움이 들어있다. 열대의 산들바람이 사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그곳! 철학자 플라톤이 '크리티아스'에서 언급하고, 역사학자들이 그 오래 전에 거대한 제국, 사라진 아틀란티스(Atlantis) 대륙의 일부라고 생각했을 만큼 아름다운 유토피아~ 낭만이 넘실대는 지상의 낙원이다. 전설상의 이상향, 아틀란티스의 수수께끼를 풀기는 어렵지만 지상에서 아틀란티스로 가는 길은 존재한다. 대서양 바닷길에. (자료 사진) 1.KBS 방송 -한국섬선교회 편집실 ▼ ◀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