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섬(17)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	"시냇물의 웃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와요. 초록색 지붕의 집 옆에 개울이 있는 게 전 정말 좋아요." "전요. 장소라던가 사람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나 스스로 새로운 이름을 생각해 내서 그 이름을 쓰기도 해요. 앞으로는 아저씨도 기쁨의 하얀 길이라고 불러 주세요." 아주 어릴 적에 즐겨봤던 명작소설(애니메이션) 속의 주인공을 떠올리며 빙그레 미소를~ 어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희망과 용기를 준 말괄량이 소녀 앤 셜리는 어디서 태어난 것일까. 초록색 지붕 집에서 앤이 지금 곧 뛰어나올 것만 같다. 그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의 나라 캐나다로 떠나 보자. 앤의 꿈의 집을 찾아 캐나다 동부의 외딴 섬 '프린스 에드워드 섬'으로 출발~! 섬 이름은 에드워드 왕자의 이름에서 나와 에드워드 아일랜드주(P.E.I는 Prince Edward Island주의 약자, 비공식 명칭)는 캐나다에서 제일 작은 주에 속한다. 가장 중심지인 샬럿 타운(Charlotte town)조차도 작은 시골 풍경을 하고 있다. 그림 같은 집들과 붉은 땅에서 자라는 감자, 이름 모를 들꽃, 늘어선 가로수의 시원함이 좋다. 특히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주택의 철거나 재건축은 엄격하게 규제를 하고 있어 오랜 전통이 살아있는 영국 냄새가 풍긴다. 그만큼 오랫동안 캐나다는 영국의 통치를 받았다. 섬 이름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장남인 에드워드 왕자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현재 캐나다는 영국연방 국가이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 Edward Island)은 크게 동쪽 지역(King County), 중앙 지역(Queen County), 서쪽 지역(Prince County)으로 나뉜다. 이 중 가장 번화한 곳은 중앙 지역의 북쪽에 자리한 캐번디시(Cavendish)다. 대서양에 맞닿아 있어서 뉴브런즈윅, 노바스코샤(새로운 스코틀랜드)와 같은 '대서양 표준시각'이 적용된다. 우리나라보다 13시간이 늦으며 서머 타임 시행 중에는 12시간의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에서 가는 길도 꽤 멀다. 캐나다의 밴쿠버까지 10~12시간, 다시 드넓은 캐나다의 광활한 대륙을 5~7시간 동안 횡단해야 뉴브런즈윅의 핼리팩스에 도착한다. 루시모드 몽고메리 여사가 묵었다는 하숙집이 이 도시에 있고, 근처의 바다는 대서양을 횡단하다 빙산에 의해 사고를 당한 타이타닉 호의 잔해가 떠내려왔던 곳이다. 여기서 멀지 않은 바다 밑에 침몰한 배가 말없이 잠들어 있다. 항구에서 페리를 타거나 차를 이용하여 컨페더레이션 다리(Confederation Bridge)를 건너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들어갈 수 있다. 섬 전체가 관광지인 색다른 풍경 섬에서 가장 높은 곳(스프링톤)이 해발 152미터, 나머지 지역은 평지나 다름없다. 산이 없고 만나면 구릉지 정도다. P.E.I 주 정부는 섬 곳곳의 바닷가와 강가, 늪지대 같은 곳에 산책로를 만들어 관광객이 찾아오도록 했다. 섬 전체가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연방 산책로와 그린위치 산책로는 그냥 걷거나 자전거를 타기에 아주 좋다. 붉은 흙으로 된 산책길을 지나면 모래사장이 나온다. 오염되지 않은 푸른 바다, 모래사장의 붉은 모래와 흙, 황토 절벽, 붉은 해변에서의 일광욕 등 모두 인상적이다. 긴 겨울에는 하룻밤에도 눈이 50mm 이상 쏟아지기 때문에 실시간 상황을 들을 수 있는 라디오가 필수품이다. 눈이 많이 내리는 날에 뉴스를 듣지 않고 학교에 등교했다가 '오늘은 휴학~' 이라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눈의 나라답게 아이스 하키와 컬링이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북대서양에서 잘 잡히는 바닷가재(랍스터)와 홍합으로 맛있게 요리한 음식이 별미다. 세계적인 명물, 컨페더레이션 다리 P.E.I와 캐나다 본토 사이에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컨페더레이션 다리가 놓여 있다. 차를 가지고 자유롭게 섬을 넘나들 수 있게 된 것인데 길이는 11km, 진입로는 1.8km가 넘고, 완만한 곡선으로 세워졌다. 이 다리가 만들어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1873년에 P.E.I가 캐나다 자치령에 포함하기로 했을 때 섬과 본토 사이의 효율적인 증기선 운항을 연방 정부에게 보장받았다. 하지만 배는 노섬벌랜드 해협을 오가는 수단이 되어 주기는 해도 경제성장을 하려면 교량 건설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정치와 경제라는 어려운 문제들을 이기고 고정식 연결 통로를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캐나다에서 장기상연 중인 뮤지컬 '빨간머리 앤'의 후원사가 교량건설업체였다. 1997년 5월에 완공하여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통과시간은 약 12분으로 주변의 북대서양 경치가 빼어나다. P.E.I. 섬에는 섬에서는 붉은 밭에서 튼실한 감자를 생산한다. '캐나다 왕립 감자연구소'가 있을 정도로 감자는 꽤 유명세를 탄다. 7월이면 감자꽃 축제가 열린다. 감자꽃 아가씨 선발, 감자꽃 퍼레이드, 가스펠 공연, 농산물 판매장터, 감자와 관련된 각종 상을 주고 있다. 주 의사당은 캐나다 건국 첫 의회가 열린 곳이다. 건물 앞의 충혼탑 기단에는 한국전쟁을 나타내는 글자(KOREA 1950~1953)가 크고 선명하게 써있다. 이 땅에도 한국전 참전 군인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영국 왕실이 세운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총독 관저가 남아 있으며 현재 왕실 대리인이 공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1937년에 국립공원이 된 P.E.I국립공원이 있는데 1998년에 그리니치(Greenwich)의 모래 언덕 지대가 편입되어 더 넓어졌다. 모래사장과 모래 언덕, 민물 습지대, 바닷물이 드나드는 늪지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그리고 여름이 되면 샬럿 타운에서는 페스티발을 개최한다. 이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뮤지컬 '빨강머리 앤'이다. 캐번디시, 옛날의 그린 게이블스 빨강머리 앤의 고향인 캐번디시는 샤롯 타운에서 차로 40분 걸린다. 옛 이름은 게이블스, 이 곳에 가면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와 작가 루시모드 몽고메리(1874-1942)의 집을 볼 수 있다. 빨강머리 앤의 집을 재연한 '그린 게이블스'는 어린 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하얀 벽에 초록 지붕집이 인상적인 앤의 집, 그린 게이블스 우체국 등 여기서 소설 속의 빨강머리 앤을 만나게 된다. 애번리 마을에서는 그녀의 유쾌한 수다가 들리는 듯하다. 단풍나무가 붉게 물든 가을에 '연인의 오솔길'을 걸으면 기쁨은 두 배다. 캐나다 국기에 나오는 단풍나무, 우리에게는 메이플 나무로 알려진 그 나무가 붉은 추억을 만들어 준다. 캐나다에서 제일 작은 섬이 지구촌의 다양한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세계적인 섬이 되었다. 1908년에 출간된 빨강머리 앤, 문학의 힘은 이토록 크다. 더불어 캐번디시는 관광객이 들르고 싶어하는 큰 마을이 되어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문학 속에서 발견되는 모습들 산과 빙하, 숲과 호수의 나라 캐나다, 그 동쪽 작은 섬에는 지금도 여전히 문학 속의 주인공 빨강머리 앤이 숨 쉬고 있다. 그린 게이블즈 농장, 드라이어드 샘, 연인의 오솔길, 반짝이는 호수, 유령의 숲, 우리와는 낯선 세계지만 문학과 만화 속에서 이미 체험하여 우리 마음에는 꽤 익숙한 풍경들이다. 농장의 정원에는 꽃이 피고, 사람 발길이 이어지고, 웃음소리가 퍼진다. 앤 인형 하나라도 기념으로 사 와 오래도록 마음 속에 간직하고 싶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옆의 우도 산호사 해변에서 빨강머리 앤을 볼 수 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앤,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우리 곁에도 참 많다. "정원, 그건 늘 환희였지요. 나는 내 쪽에서 꽃들에게 푹 빠지곤 했어요. 한 묶음의 꽃다발이나 달콤한 스윗피에게나 또 내뿜는 불길 같은 연꽃같은 것에는요. 매일 아침 밤사이에 어떤 꽃이 피어났는지 보러 정원에 나가는 것은 정말 큰 기쁨이었어요(앤)." -한국섬선교회 편집실 ▼ ◀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