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하나로 살았어요! 단기선교팀이 어룡도에서 전도사역을 하는 동안 내내 제 마음은 거기에 가있었습니다. 그 팀들과 함께 하기 위해 애를 썼으나 며칠 째 부는 바람 때문에 어룡도에 가지 못한 것입니다. 저는 마냥 바람이 멈추기를 기다릴 수 없어 바람 부는 날씨였지만 아침에 어룡도로 떠났습니다. 그렇게 전도팀을 태우고 흑일도로 무사히 돌아와 아침 식사를 먹도록 도왔습니다. 식사를 하는 중에 한 자매가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우리는 며칠 동안 냄비 하나로 살았어요." 저는 무슨 말인지 얼른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이어 한 자매의 눈물의(?) 고백은 계속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처럼 제대로 된 식사는 처음이고, 냄비 하나에 밥을 지어 대나무 잘라서 젓가락 만들고 종이컵에다가 각자의 밥을 덜어 먹었다는 것입니다. 옆에 있던 아내가 "쌀은 안 떨어졌어요?"하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어제 저녁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월요일(14일)에 섬으로 들어가 오늘이 금요일(18일) 아침, 날짜가 그렇게 훌쩍 지나간 것입니다. 이들은 "하나님이 다 먹여 주세요." 하고 기도 드렸고, 주민의 도움으로 저녁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을 저희 흑일도 교회에서 먹고 있으니 하나님이 바로 응답하셨다고 기뻐합니다. 말을 듣는데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이런 상황이라 아침 파도를 무릅쓰고 이들을 교회로 데려오고 싶은 마음이 든 것 같습니다. 이토록 전도자의 발길이 아름다운 것을…. 매년마다 심는 복음의 씨가 언젠가는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혀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