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 해수욕장과 주변 풍경 비가 쏟아지는 주말에 경남 통영의 사량도 상도(윗섬)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에는 비가 오지만 그곳에 가면 오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정말 날씨는 꾸물꾸물하기만 하고, 비는 내리지 않았지요. 아, 점심 시간쯤에 5분 정도, 살짝 뿌려주더군요. 무척 더운 날씨였는데 고마운 단비였지요. 그 날, 해수욕장이 막 개장되어 몇몇 사람들은 바닷물에 몸을 날려 들어갔답니다. 놀라지 마세요. 다이빙은 아니었으니까요. 대항 해수욕장의 물은 정말 맑았습니다. 모래는 아주 고왔고, 뭐니뭐니해도 물이 깊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날씨 탓에 사람들은 많지 않아 한산한 편이었습니다. 한쪽에서 튜브를 가지고 엄마와 노는 아이가 행복해 보였습니다. 샤워 시설은 잘 되어 있다는 일행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요금이 천 원 인줄 알았는데 이천 원을 받았다나 봐요. 사실, 저는 산안개 속에서 헤매며(?)산행을 하느라고 아쉽게도 물에서는 별로 놀지 못했거든요. 내지 마을에서 시작하여 지리산을 거쳐 옥녀봉까지 장장 4시간, 또 하라면 으으 아찔해요. 무슨 산이 그렇게 뾰족뾰족하고 경사가 심한지 혼쭐났어요. 때로는 앞이 안 보이고..., 절벽이 나타나 놀라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옥녀봉의 전설 속에 나오는 옥녀 때문인 듯 해요. 그 옥녀가 쉽게 사람을 만나주지 않으려는 것 같았거든요. 못된 아버지 때문에 죽어간 옥녀의 한이라며 누구는 옥녀야~를 부르더군요. 힘겹게 올랐던 산을 대항 해수욕장에 앉아서 바라보니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여전히 산꼭대기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걸려 있었습니다. 저 산에 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아마도 혼이 덜 난 모양입니다. 통영 항에서는 40분 이상 배를 타야 하지만 경남 고성의 상족암에서는 15분이면 도착한답니다. 배 멀미하는 분도 사량도에 걱정 없이 갈 수 있으니 이번 여름에 용기를 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숙박 시설도 잘 되어 있고, 섬은 모든 사람들을 포근하게 맞아줄 것입니다. 정말 멋진 섬 사량도, 지금도 눈에 아른거려요.-최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