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땅을 거룩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회색사회는 무너지고 구소련은 하늘로 창이 열립니다. 카자흐스탄에 살다가 러시아로 이주해 선교사를 만나게 되고 결국 마흔 아홉 나이로 신학교에 들어간 미르 고려사람교회 이 안토니나 전도사, 그녀는 중앙아시아에 강제로 흩어진 고려인 부모 세대의 그 쓰라린 역사와 주 손길을 울음 삼키며 풀어놓습니다.

내용 줄거리 -------------------------

1937년 8월에 스탈린은 연해주의 원동(극동)에 사는 고려사람에게 한 달 안에 모두 떠나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울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하였다. 그러나 스탈린은 9월 21일에 철통같은 감시 아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등 중앙아시아로 고려사람들을 강제 이주시켰다.

이 안토니나 전도사의 가족은 이 때, 보따리 하나 들고 맨몸으로 기차에 올랐다. 아버지 나이 26세, 엄마 25세, 큰언니가 5세였다. 시베리아 삭풍 속을 3주간 달려오는 동안 학질과 감기로 노인과 아이들이 죽고, 이산 가족이 생겨났다. 카자흐스탄의 벌판에 내려진 그들은 말과 양의 마구간 개조, 창고, 토굴, 또는 땅을 파서 짚을 깔고 지붕을 올려 살면서 추위와 굶주림에 떨었다. 봄이 되어 땅을 개간해 농사를 지었고, 그 기술을 카자흐스탄 사람들에게 보급하였다. 거주 이전의 제한과 민족교육이 금지된 가운데서도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열심히 일해 형편은 점차 나아졌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태어난 이 안토니나 전도사는 어느덧 성장하여 결혼을 하고, 알마아타 (현재의 알마티, 당시 카자흐스탄 수도)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 그런데 급히 소련이 무너지고 신생독립국가들이 탄생하게 되어 다시 또 한 번 시련을 겪었다. 러시아어 대신 카자흐어를 모국어로 사용해야 하고, 교육현장과 사회, 경제, 정치 등 모든 상황이 어려워졌다. 그녀는 무엇보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러시아의 쌍트 뻬쩨르부르그로 이주하게 되나 러시아 국적도 없고, 거주등록증이 도착 안 해 힘든 나날을 보냈다.

어느 날, 길에서 선교사님 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 그것을 계기로 부활절에 초청 받은 선교사님 집에서 러시아 찬송가 '위대하신 하나님'을 부르게 되고, 교회에 열심히 다녀 세례를 받았다. 이후, 49세의 나이에 신학교에 들어가 공부하고, 주일학교에서 봉사를 하였다. 그리고 미르선교회에서 세운 '고려사람교회'를 선교사들과 함께 섬겼다. 2∼3시간 걸려 예배하기 위해 찾아온 고려사람 가정을 심방하고, 한국어 실력이 늘어 예배 중 통역을 하며 그녀는 주님과 동행하며 두려움 없이 나날을 보냈다.
-한국섬선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