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나가는데 퇴적된 세월 속에서 자꾸만 커져 가는 마음의 공허감. 어느 날 눈을 뜬 집사 9년의 박효진. 껍데기를 깨고 나온 순간 하나님 손에 있는 인생임을 알고 이제는 그 무엇과도 주님을 바꿀 수 없다고 고백합니다.

내용 줄거리 -------------------------

1984년 청송교도소 교도관인 박효진 장로는 15척 담장 안에 있는 1,800명의 죄수를 관리했다. 전과 5∼6범인 그들의 인사는 '갱생', 가족에게 버림받은 분노로 더욱 난폭해져 눈과 입을 꿰매는 등 상상할 수 없는 난동을 피웠다. 급한 성질의 박효진 장로는 죄수들을 잡기 위해 더 무지막지해졌고, '싸늘한 태양'이라는 별명과 '지옥에서 온 박 주임'이라는 칭호가 붙었다.

교회를 다니며 가족을 사랑하는 것처럼 겉으로 행동해 보았으나 속마음은 점점 냉랭해졌고, 빈 가슴을 위로해 주는 것은 술과 화투였다. 어느 날 만취 상태에서 수족관 고기를 보며 독백을 하였다. 내면의 슬픈 마음을 토해 놓았지만 믿음의 눈을 뜨지 못한 그는 침몰한 배처럼 더욱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래서 남편을 위해 아내는 더욱 눈물 어린 기도를 했다. 그렇게 집사 8년을 마감할 즈음, 행여라도 마음을 들킬까봐 피해 다닌 젊은 이덕진 집사의 방문을 아내에게 할 수 없이 허락했다. 그리고 예배를 인도하기 위해 집에 온 집사에게 술, 담배, 도박 등을 하지 말라는 성경적 근거를 요구하며 먼저 공격을 가했다.

이 집사는 말씀 한 구절을 읽어주고 나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나님을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자유이나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 삼은 몸을 술독과 굴뚝으로 만들면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박효진 장로는 하나님의 성령이 거하시는 몸을 가지고 더러운 곳을 찾아다닐 수 없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줄곧 머리 속에서는 '술독', '굴뚝'이라는 말이 떠나지 않고 계속 맴돌았다.

이후로 그는 술과 담배를 끊고, 죄수의 영혼을 긍휼히 여기는 사람이 되었다. 구박하던 전과 4범의 감호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며 엉엉 울었다. 성령에 감동되어 그 죄수도 예수님을 영접하고 변화를 받았다. 말씀 앞에 완전히 깨어진 박효진 장로는 신앙의 딱딱한 껍데기를 벗어 던지고 새로운 길을 걸어갔다.
-한국섬선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