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바다 생물들(13)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우리나라 8대 건강 수산물 중 하나가 해삼이다. 옛 문헌을 보면 이는 틀린 말이 아니다. ≪전어지 佃漁志≫ 해삼조에 “해삼은 성이 온(溫)하고 몸을 보비(補脾)하는바 그 효력이 인삼에 맞먹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생겼다. ≪문선 文選≫의 토육, ≪식경 食經≫의 해서(海鼠), ≪오잡조 五雜組≫의 해남자, ≪영파부지 寧波府志≫의 사손(沙噀)은 모두 이 해삼이다.”라 하고, 바다에 있는 동물 중에서 가장 많이 몸을 보익한다고 하였으며, 해삼을 잡는 법도 소개하고 있다. ≪규합총서 閨閤叢書≫에서는 열구자탕과 어채의 재료로 해삼을 사용하였고,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해삼변증설이 있어 해삼을 여러 가지 문헌에 의거하여 설명하였다. 뛰어난 생존능력 해삼류(海蔘類)는 극피동물문 해삼강(Holothuroidea)에 속하는 해양무척추동물을 두루 일컫는 말이다. 이축방사대칭이고 옆으로 다니기 때문에 입과 항문은 서로 반대쪽에 있고 이치적으로 좌우대칭이 된 동물이다. 입 주위에는 촉수가 있다. 암수딴몸 또는 암수한몸으로서 체외수정을 한다. 몸은 부드럽고 원통 모양이며, 길이가 2~200cm, 두께가 1~20cm이다. 대개 흐릿하고 어두운 색깔을 띠며 흔히 혹이 있어서 오이와 비슷하게 생겼다. 내부골격은 피부 속에 있는 많은 독특한 모양의 작은 조각들로 축소되어 있다. 대부분의 종은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5개의 관족렬을 가진다. 항문개구부는 호흡과 노폐물의 배설에 사용된다. 10개나 그 이상의 촉수는 입 주위에 있으며, 퇴축할 수 있고 먹이(영양소나 작은 수중동물이 있는 진흙)를 섭취하거나 굴을 파는 데 사용된다. 이동운동은 느리다. 많은 해삼은 항문을 통해 그들의 내부기관을 버리고 새로이 만드는데, 이것은 포식자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장치이거나 생리학적 이유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인 것 같다. 또한 일부 종은 적을 함정에 빠뜨리거나 혼동시키기 위해 끈적끈적하고 가는 섬유들을 내뿜는다. 배 밑에 많은 발이 있어 걸을 수 있으나 헤엄칠 수 없고 그 행동이 매우 둔하다. 빛이 새까맣고 살은 푸르다.

생태적인 두 특징-하면과 재생력 해삼은 암석, 진흙, 모래, 해조 등 여러 곳에서 서식한다. 주로 퇴적물을 먹는다. 해삼은 모든 대양에서 볼 수 있는데, 대부분 얕은 바다에 있으나 때로는 아주 깊은 곳에도 있다. 또 인도양과 서태평양에 가장 많이 살고 있다. 해삼은 사람에게는 해롭지 않지만 작은 동물들에게는 치명적으로 해로운 독소를 낸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남양제도에서는 물에 해삼 즙을 넣어 물고기를 죽이거나 물고기의 감각을 마비시킨다. 해삼은 생태적으로 두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여름에 잠을 자는 일명 ‘하면(夏眠)’이다. 수온이 17℃이하, 특히 8~10℃에서 식욕이 가장 왕성하고 운동량이 많아 성장이 빠른 편이다. 그러나 17℃이상이 되면 먹는 것을 중지하며, 25℃이상일 경우에는 활동을 중지하고 여름잠을 잔다. 해삼의 실질적인 성장기는 해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보통 12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로 동지 전후가 제일 맛이 좋은 시기이다. 다음은 재생력(再生力)이다. 절단한 후 3개월 정도 지나면 절단 부위가 자연 치유된다. 적의 피습을 받거나 강한 자극을 주면 창자를 버리거나 몸을 스스로 끊어 버리기도 하는데, 수개월 정도 지나면 손상된 부분이 다시 생겨난다.

해삼은 바다 수온이 17℃ 이하에서 생육이 왕성하며, 어떤 조건에서도 살아남는 생존 본능이 뛰어난 겨울 제철 생물이다.

색깔로 나누는 해삼 종류 해삼은 세계적으로 약 1천5백종이 분포하며, 한국에서 생산되는 해삼은 온대산 참해삼인 홍해삼, 청해삼, 흑해삼 등 4과 14종이다. 해삼 표면의 색깔에 따라 홍해삼, 청해삼, 흑해삼, 해파리해삼 등으로 구분해 부르며, 이들은 모두 같은 종이다. 다만, 선호하는 먹이와 서식처에 따라 피부의 색이 달라졌을 뿐이다. 홍해삼 제주지역의 특산품으로, 주로 제주해역을 비롯해 강원도, 울릉도 일부 연안에서만 서식하며, 생산량이 매우 적은 편이다. 특히 바다의 사막으로 불리는 갯녹음 해역에서도 서식이 가능해 바다환경 회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청해삼보다 칼슘, 인, 마그네슘 등 무기영양분 성분이 높고 크기도 대형이며, 가격도 30% 정도 비싼 편이다. 그래서 해삼의 제왕이라 한다. 청해삼 우리가 해삼이라고 하는 종류가 바로 청해삼이며, 국내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릴때는 내만의 해조류 서식장, 암초지대 등에서 홍해삼과 섞여 생활하나 성장함에 따라 외양의 사니질 깊은 곳으로 이동해 서식한다. 홍해삼보다 맛은 떨어지고 흑해삼에 비해 가격이 싼 편이다. 흑해삼 내륙 연안의 얕은 뻘에서 주로 서식하며 청해삼과 함께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체색이 매우 검은 편이라 홍해삼과는 구별이 쉬우며, 홍해삼에 비해 맛도 많이 떨어지고 가격도 저렴하나 청해삼보다는 가격이 비싸다. 흑해삼은 중국 사람들이 귀중하게 여기며, 제일 좋아하는 해삼이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잡히는 홍해삼과 청해삼 그리고 흑해삼이다.

일품 요리 해삼물회 해삼은 약효가 인삼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소화도 잘되기때문에 어린이나 노인, 비만인 사람에게 좋은 식품이다. 해삼의 홀로톡신이라는 물질은 항염작용을 하기도 한다. 해삼은 비린내가 적고 씹는 맛이 독특해서 물회를 해먹으면 아주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다른 물회와 달리 배와 미나리를 많이 넣고 만든 해삼물회의 맛이 일품이다. - 편집실(한국섬선교회 ▼)

해삼 물회를 비롯한 여러 요리들과(위), 해삼축제가 열리는 충남 태안 모항항이다(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