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바다 생물들(20)

갈치는 오랫동안 우리의 식탁을 풍요롭게 하였던 생선으로서, 바닷가에서 흔하게 먹었으나, 지금은 이상기후와 어족자원의 고갈로 매우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갈치는 DHA 함량이 높아 공부에 지친 수험생에게 좋으며, 살이 연하고 맛이 달아 몸이 차고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또한 갈치는 단백질 함량이 많고, 지방이 적당량 있어 다이어트에 좋으며, 라이신 함럄이 높아 성장기 어린이 발육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긴 칼 그 자체 갈치는 고등어목 갈치과의 바닷물고기다. 칼처럼 긴 몸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도어(刀魚) 또는 칼치라고도 불린다. 몸길이는 1m 정도로 가늘고 길며 납작하다. 특히 꼬리의 끝부분이 길어서 끈과 같은 모양이며, 눈 사이 간격은 평평하다. 입은 크며 아랫부분이 돌출해 있고, 양턱 앞부분의 이빨 끝은 갈고리 모양이다. 배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허리뼈는 없으며, 등지느러미는 길어서 등표면을 모두 덮고 있다. 뒷지느러미는 작은 돌기 모양이다. 비늘이 없으며 옆선은 가슴지느러미 위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몸 빛깔은 은백색이다. 일반적으로 물고기들이 비늘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달리, 갈치는 비늘 대신 은색 가루를 몸에 두르고 있다. 갓 잡은 갈치를 만지면 은색 가루가 손에 묻어나는데, 구아닌이라는 유기 염기다. 상처 하나 없는 갈치는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는데, 이 은색 가루로는 인조 진주의 광택을 내거나 립스틱을 만드는 원료로 쓰인다.

갈치는 은색 가루를 몸에 두르고 있어 은백색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갈치와 풀치는 한 종류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갈치를 ‘군대어’라 하였으며 “모양은 긴 칼과 같고 큰 놈은 8-9자, 이빨은 단단하고 빽빽하다. 맛은 달고 물리면 독이 있다. 이른바 공치의 종류이나 몸이 약간 납작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정문기는 신라시대에는 ‘칼’을 ‘갈’이라고 불렀으므로, 옛 신라 지역에서는 지금도 갈치라 부르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칼치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통상적으로 서해안과 동중국해에서 많이 잡히는 ‘먹갈치’, 거문도와 제주도 근해에서 잡히는 ‘은갈치’, 가을철에 잡히는 굵은 갈치는 ‘댓갈치’, 수염이 달리고 너무 커서 산으로 올라간다는 속설을 가진 ‘산갈치’로 분류하기도 한다. ‘먹갈치’는 살이 물러서 횟감으로는 쓰이지 않지만, ‘은갈치’는 싱싱할 때 횟감으로 먹는다. 항간에서 갈치보다 풀치가 맛있다는 사람이 있고, 또 그 반대인 사람도 있다. 사람에 따라서 자기 기호에 맞게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사실 풀치와 갈치는 같은 종류의 생선이다. 즉, 풀치는 어린 갈치를 줄줄이 엮어 통째로 말린 것을 말한다. 이것은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에 그대로 잘게 토막 내어 조미료를 첨가한 다음 마른 반찬으로 요리하여 거의 뼈째 먹을 수 있는 생선이다. 풀치로 유명한 곳은 전북 부안군에 있는 곰소와 군산 해망동 어시장이다.

갈치는 서해안과 제주도 근해에서 많이 잡힌다.

머리를 세워 헤엄치는 야행성 비교적 먼 바다 생물이나 산란기인 8, 9월경에는 얕은 곳으로 이동해 온다. 알은 부유성이고 연한 등색이다. 치어는 몸의 폭이 넓고 머리가 크며 띠 모양이 아니다. 우리나라 동해 남부, 서해, 남해 및 동중국해를 비롯한 남중국해 등 아열대 해역에 비교적 널리 분포하는 농어목의 어류이다. 전 세계적으로 10속 39종이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4속 4종이 보고되어 있다. 주로 1~3월에는 제주 서남부 해역에 분포 하다가 4월경부터 서해 연안을 따라 북상하여 7월과 8월에는 서해 중부까지 회유한다. 9월이 되면 남하회유하며, 11월 이후에는 제주도 서남부해역으로 내려와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남해안으로는 3월부터 이동하여 5~6월에 남해연안, 9월에는 동해남부까지 이동한 뒤 9월 이후 제주도 서남부 해역으로 월동 회유를 시작한다. 대륙붕의 모래진흙 바닥에 서식하며, 주로 밤에 활동하고 산란기는 봄이다. 갈치는 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머리를 세운 상태로 헤엄치며 가끔 머리를 아래위로 움직여 'W'자 모양을 그린다.

갈치는 멸치 등을 먹이로 하는 야행성이며 머리를 위로 치켜세우고 헤엄친다.

야행성 갈치 따라 밤샘 어업 갈치는 연중 어획되는 어종이지만, 어민들이 집중적으로 어획하는 시기는 7~10월이다. 6~10월이 산란기인 갈치들이 알을 낳기 위한 준비를 위해 연안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 그리고 밤에는 멸치 등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기 위해 바다 수면으로 더 가까이 온다. 그래서 갈치잡이 어선들은 밤에 조업을 한 후 새벽 햇살과 함께 항구로 돌아온다. 갈치를 잡는 배는 채낚기 어선들이다. 바늘이 여러 개 달린 낚싯줄을 이용해 잡는데, 이렇게 갈치를 잡으면 그물로 잡을 때보다 은빛 비늘이 덜 상하고 훨씬 싱싱하다. 이 외에 어획 방법으로 일제강점기에 도입된 안강망, 기선저인망, 선망, 트롤이 있고, 일정한 수역에 어장을 설치하여 잡는 낭장망과 정치망이 있다.

갈치잡이는 야행성 갈치를 쫓아 밤에 어업하는 힘든 작업이다.

구이와 조림은 물론 갈치젓갈은 김치 담글 때 갈치는 옛날부터 많이 잡히는 어족으로 우리 민족이 즐겨 먹어온 바닷물고기이다. <난호어목지>에서도 갈치는 염건하여 서울로 보내는데, 맛이 좋을 뿐 아니라 값이 싸다고 하였다. <한국수산지>에 의하면 모심기를 할 때 가장 많이 소비된다고 한다. 갈치를 이용한 요리법은 매우 다양하며 단백질이 풍부하고, 특히 여름과 가을철의 갈치가 더 맛있다고 한다. 싱싱한 갈치는 회로 먹고, 갈치조림, 갈치구이, 건조갈치(편갈치) 등 요리 방법도 다양하다. 또 경상도와 제주 지방에서는 국을 끓이기도 한다. 젓갈로는 갈치속젓과 갈치통젓을 담아 먹지만 현재는 갈치가 비싸서 갈치통젓은 잘 담그지 않는다. 갈치속젓은 우리나라 고유 식품인 김치를 담글 때 부 재료로서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그 향미가 독특하여 기호식품으로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생선을 고를 때는, 은백색의 광택과 탄력이 있어야 하고, 몸 전체가 비대하지 않으며 살이 탄력이 있고 고유의 형태를 가지고 손상과 변형이 거의 없는 것을 골라야 한다. 눈이 투명하고 악취가 없어야 함음 물론이다. 요리하기에 앞서, 갈치의 은색 가루를 깨끗이 벗겨내지 않고 먹으면 복통과 두드러기가 날 수도 있으니 주의를 해야한다. - 편집실(한국섬선교회 ▼)